[인터넷 출고금지] 文대통령, ‘제2의 베를린구상’ 오슬로선언 통해 한반도 비핵화 강조(종합)

이데일리 2019.06.12 20:14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기존 베를린구상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이른바 ‘오슬로선언’을 내놓았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2일 오후 오슬로 대학에서 열린 오슬로포럼에 참석,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노딜 이후 불거지고 있는 비관론을 일축하면서 북미대화 재개도 낙관했다.

더구나 오슬로포럼의 날짜와 장소도 의미심장했다. 우선 이날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한반도 비핵화 관련 북미협상이 소강국면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세계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아울러 노르웨이 오슬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역사적인 장소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文대통령, 한반도 평화 여정 설명…“북미,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 필요”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의 평화구축 경험을 예로 들면서 “노르웨이가 단 한 번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고 오늘의 평화를 이룬 것처럼 한국 정부 또한 평화를 위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지와 신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남북미 정상의 결단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면서 2017년 베를린구상→ 평창 동계올림픽 →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설명했다.

이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노딜 이후 불거진 비관론도 불식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화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70년 적대해왔던 마음을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지적대로 북미 양국은 2차 정상회담 실패 이후 서로를 향한 압박을 강화해왔지만 상대국 정상을 향한 신뢰와 대화 의지는 여전하다.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북미관계도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이날 오후 고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조화와 조의문도 전달했다. 그동안 꽉 막혀있던 남북·북미관계와는 또다른 차원의 상황 전개다.

◇“남북, 헤어진 역사는 70년에 불과” 文대통령, 접경지역 피해 해결 강조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여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만년설이 녹아 대양으로 흘러가듯 서로를 이해하며 반목의 마음을 녹일 때 한반도의 평화도 대양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양대 원칙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 △이웃국가의 분쟁과 갈등 해결에 기여하는 평화를 통해 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분단이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 심지어 국민의 사고까지 제약해 왔다. 그로 인해 경제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정치 문화는 경제 발전을 따르지 못했다”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평화가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때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이다. 함께 한 역사는 5천 년이고, 헤어진 역사는 70년에 불과하다”며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에 따라 설치된 접경위원회처럼 이를 한반도에 적용해 접경지역의 피해부터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 안정의 기틀이 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PLO) 간 갈등을 중재한 ‘오슬로협정’을 예로 들면서 “남북은 분단되어 있고, 북한은 미국, 일본과 수교를 맺지 않았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은 동북아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구도의 완전한 해체를 의미한다”며 “역사와 이념으로 오랜 갈등을 겪어 온 동북아 국가들에게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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