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균나이 12세 스쿨밴드에 푹 빠지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무대를 누비는 듀이와 평균나이 12세 스쿨밴드의 완벽한 연주에 감탄을 넘은 희열로 벅차올랐다.

웃고 즐기고 감동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이 후딱 지나가버렸고 마지막 연주가 끝나갈 무렵엔 아쉬움마저 밀려왔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2003년 개봉해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2015년 12월 브로드웨이, 2016년 11월 웨스트엔드에서 선보이며 다시 한번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저력을 입증한 작품이다.

웨버는 ‘School of Rock’ 등 영화에 사용된 3곡에 새롭게 작곡한 14곡을 추가했다. 가슴을 뚫는 시원한 록에서부터 클래식·팝·오페라 등 정통적인 뮤지컬 곡조가 조화를 이루며 스토리를 유기적으로 끌어간다.

지난 12일 열린 미디어콜에서는 웨버 작곡의 ‘Horace Green Alma Mater’ ‘You're in the Band’ ‘Where Did the Rock Go’ 3곡을 공개해 국내 관객의 기대감을 높였다.

공연은 로커답지 않게 뚱뚱하고 촌스러운 외모와 공연 도중 한 돌발적인 행동 때문에 밴드에서 쫓겨난 듀이가 엄격한 규율의 사립학교 ‘호레이스 그린’에 대리교사로 위장 취업하면서 시작된다.

듀이가 음악적 재능을 가진 학생들과 몰래 스쿨밴드를 결성해 ‘배틀 오브 밴드’에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공부만을 강요하던 부모들은 경연장에서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에 깨달음을 얻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게 된다.

공연 초반 학생들이 악기를 하나씩 연주하면서 선보이는 넘버 ‘You're in the Band’에서는 스쿨밴드 멤버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준다.

듀이는 일렉트릭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 드럼을 연주하는 학생들의 실력을 확인하며 격한 리액션으로 만족감을 표현한다. 그때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듀이와 같은 마음으로 환호하고 열렬히 호응한다.

‘듀이’ 역의 코너 존 글룰리는 이 장면에서 보이는 국내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라며 “미국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의 호응이라서 오히려 그 에너지를 우리가 받는다”고 말했다.

스쿨밴드는 웨버가 오디션을 통해 직접 발굴한 천재적 재능의 캐스트로 구성됐다. 기타리스트 ‘잭’ 역의 브랜든 러틀리지와 키보디스트 ‘로렌스’ 역의 토비 클라크, 베이시스트 ‘케이티’ 역의 체러미 마야 르멀타, 드러머 ‘프레디’ 역의 조지 오뎃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출중한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뮤지컬배우로서 자연스러운 연기와 노래, 춤도 흠잡을 데 없이 보여준다.

아역들은 글룰리와 함께 700개 이상의 조명과 200개가 넘는 스피커를 통해 눈앞에서 라이브 무대를 펼친다. 이들의 빈틈없는 라이브 연주는 MR(반주 음악)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영화와 스토리라인이 비슷하지만 스쿨밴드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서 감동을 키운 뮤지컬 ‘스쿨 오브 락’. 관객과 호흡하며 극장을 가득 채우는 현장감이 영화를 잊게 하는 월드투어 팀의 내한공연은 8월 25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되며, 9월엔 부산 드림씨어터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박은희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