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박영훈, 춘란배 우승 놓고 27일 결승2국 벌여

박정환-박영훈, 춘란배 우승 놓고 27일 결승2국 벌여

스포츠경향 2019-06-27 16:57:00 신고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결승2국에서 끝내겠다”(박정환 9단)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결승2국을 역전우승의 발판으로 삼겠다.”(박영훈 9단)

한국선수끼리의 형제대결로 관심을 모은 춘란배 결승3번기 제1국에서 박정환 9단이 박영훈 9단을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시 춘란국빈관에서 열린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1국에서 박정환 9단이 박영훈 9단을 상대로 133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춘란배 첫 우승을 향한 교두보를 놓았다.

초반부터 발 빠른 행마로 ‘선착의 효’를 살린 박정환 9단은 중반 이후 계속된 박영훈 9단의 도발을 잘 방어하며 큰 위기 없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일단 승기를 잡으면 쉬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박정환 9단 특유의 반면 운영이 돋보인 완승국이었다.

이날 두 사람의 대국을 지켜본 송태곤 9단(K바둑 해설자)은 “박정환 9단이 완벽한 내용으로 쾌승을 거뒀다”며 “박정환 9단이 ‘무결점 바둑’을 보여준 만큼 박영훈 9단으로서는 2국을 준비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를 듯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박정환 9단이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반면 박영훈 9단은 이날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너무 일찍 무너졌다. 둘의 바둑에 대해 김지석 9단(바둑TV 해설자)은 “초반의 흐름은 좀 단조로웠는데, 보통은 이런 바둑에서 박영훈 9단이 침착하게 기다리다가 상대가 초조해하는 틈을 파고들어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오늘은 박영훈 9단이 먼저 초조함을 느끼고 승부를 걸어갔는데, 그 결과 좋지 않아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승리로 박정환 9단은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이자 첫 춘란배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박영훈 9단과의 상대전적도 18승8패로 한 걸음 더 벌려 놓았다.

그러나 박정환 9단의 우승을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박영훈 9단이 “죽을힘을 다해 보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당한 패배의 아픔을 씻고 26일 휴식을 취한 박영훈 9단은 스포츠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결승2국은 1국과는 다를 것이다.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는 만큼 죽을힘을 다해 역전의 발판을 놓겠다”고 전했다.

박정환 9단 역시 “한 판 한 판을 최종국으로 여기고 승부를 벌일 생각이다. 먼저 1승을 거뒀지만 방심하지 않고 결승2국에서 우승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제1회 대회 때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이 우승을 다툰 이후 20년 만에 한국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르는 올해 춘란배 결승2국은 27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속개된다. 바둑TV가 오후 1시께부터 이를 현지에서 생중계한다.

1999년부터 시작한 춘란배는 중국 가전업체인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세계대회로 우승상금은 15만달러(약 1억7700만원)이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각각 5회씩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일본 1회). 따라서 이번에 누가 우승하든 춘란배 최다 우승국은 이제 한국이 된다.

한편 이날 결승1국과 함께 치러진 3-4위전에서는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이 당이페이 9단을 상대로 233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3위에 올랐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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