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돋보기]칼 빼든 파리…네이마르 길들이기인가, 이별 준비인가

[해외축구 돋보기]칼 빼든 파리…네이마르 길들이기인가, 이별 준비인가

스포츠경향 2019-07-09 22:03:00 신고

길들이기인가, 정나미가 떨어진 것인가.

파리 생제르맹이 네이마르에 대한 기강 잡기에 나서면서 양측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파리는 9일 구단 트위터를 통해 “네이마르가 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팀의 프리시즌 준비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무단 불참했다”며 “네이마르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단이 간판 스타에 대해 성명서까지 내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파리는 2년 전 카바니와 파스토레가 팀훈련에 무단 불참해 벌금을 받은 전력이 있지만 그때도 구단이 성명서까지 내진 않았다. 나세르 알켈라이피 파리 생제르맹 회장이 지난달 “선수들이 연예인처럼 행동하는 건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한 이후 구단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네이마르를 시범 케이스로 삼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스페인 신문 마르카도 “네이마르의 허튼 행동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구단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네이마르에 대한 파리의 첫 번째 경고”라고 해석했다.

네이마르 측은 발끈했다. 에이전트도 겸하고 있는 네이마르의 아버지는 폭스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네이마르 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자선행사 때문에 첫 훈련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을 구단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행사에는 파리 관계자들도 참가했었다”면서 “네이마르가 15일 합류한다는 내용을 구단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리 구단의 반응은 냉담했다. 레오나르두 단장은 “재단과 약속이 있었겠지만 날짜까지 구단과 합의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중요한 것은 네이마르가 와야 했는데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검토할 것이다.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두는 또 “조건만 맞으면 네이마르를 이적시킬 수 있다”면서도 “아직 어디에서도 제안이 들어온 게 없다”고 밝혔다. 네이마르 영입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바르셀로나에 대해서도 “피상적인 대화만 있었을 뿐 정식 제안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마르를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만 밝혔지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안한 것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파리는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네이마르를 영입하는 데 역대 최고액인 2억2200만 유로(약 2953억원)를 지불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파리는 네이마르의 이적 조건으로 1억9800만 파운드(약 2919억원)를 책정해 놓고 있다. 아무리 바르셀로나라고 해도 이 정도 금액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파리의 판단인 듯하다.

레오나르두는 “네이마르가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축구에선 오늘 다르고 내일이 또 다르다”면서 “지금 확실한 것은 네이마르가 파리와 계약기간이 3년 남아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네이마르 이적이 불발된다면 파리로선 네이마르의 군기를 확실히 잡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행동이 계속된다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고삐 풀린 망아지 같던 네이마르가 하루 아침에 얌전한 고양이로 변신할 것 같지도 않다.

당분간 파리와 네이마르 사이에 위태로운 기싸움이 이어질 것 같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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