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믈리에가 권하는 책] 고재민·박영애의 ‘도서관, 건축에 길을 묻다’

[북소믈리에가 권하는 책] 고재민·박영애의 ‘도서관, 건축에 길을 묻다’

금강일보 2019-07-10 19:55:46 신고

 

 이 책은 고재민, 박영애가 공동 집필했는데 두 사람의 약력이 상당히 대조적이다. 저자 고재민은 건축을 전공하고 도서관에 심취하여 문헌정보학도 전공했고 박영애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공공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다가 도서관의 공간구성이 도서관을 결정짓는다는 생각에 건축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출발점은 서로 달랐지만 결국은 한 길을 간 두 사람이 만나 도서관 건축을 사서의 관점으로 집필한 책으로 요즘같이 도서관 건축 및 리모델링의 바람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사서들이 꼭 한 번은 읽어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책이다. 이런 내용의 책이라면 사서가 읽어야지 사서도 아닌 사람들에게 이 책이 무슨 의미를 던질 수 있을까 생각하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도서관을 이용하시는 사람들이 꼭 이 책을 한 번쯤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도서관들을 가장 고민하게 하는 공간은 열람실(학습실)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매우 낮고 주거환경이 열악했을 때 도서관에 열람실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누구나 자기 책을 가져와 공부할 수 있게 했던 것이 30~40년이 지난 지금도 도서관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자리 잡아 도서관 하면 열람실이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열람실(학습실)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인식이 도서관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지금도 도서관을 열람석 수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정책 결정에 있어 열람석을 절대의 가치로 생각하여 도서관을 독서실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책에서 두 공저자는 도서관의 가치를 삶이 녹아 있는 라이프러리(Lifrary=Life+Library)에 두고 있으며 공공도서관이 서민의 삶이 녹아 있는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근대 이전의 사회에선 도서관은 서민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모든 정보는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만 승계되는 고귀한 것이었으며 도서관은 정보의 관리에 편리하도록 매우 폐쇄적인 형태로 구성되었다. 그러다가 시민혁명을 통해 시민의 사회로 넘어오면서 도서관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기 시작했고 이용에 효율적인 공간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였다.

두 공저자는 공공도서관의 공간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Fun이라고 주장한다. 재미있는 도서관, 즐거운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과 직원(사서)이 서비스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하고 있어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우리 집 옆에 있는 도서관이 언제나 항상 즐거운 곳이고 갈 때마다 무엇인가 조그만 변화들이 있어 언제나 항상 새로운 느낌이라면 이 도서관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고 아끼게 될까 생각해 보자.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이 변화될 수 있는 건 이용자의 요구와 인식의 변화이다. 스윽 읽는 것만으로 도서관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정성택 <태안교육지원청 태안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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