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이 후반기 첫 경기부터 불운으로 출발했다.
류현진은 1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4-2로 앞선 8회말부터 불펜에 공을 넘겼다. 그러나 공을 이어받은 페드로 바에스가 8회말 시작하자마자 첫 타자 잰더 보가츠와 J.D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으며 4-4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최고구속 92.8마일(약 150㎞)을 기록한 류현진은 이날 94개를 던지는 동안 62개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었을 정도로 제구도 좋았다. 보스턴 좌완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5이닝 만에 113개를 던지며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 3볼넷 4실점을 하고 일찍 내려간 반면 류현진은 1회 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투구수가 늘었으나 7회까지 호투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시즌 10승을 채우고 올스타전을 치른 뒤 기분 좋게 후반기를 시작했으나 또 한 번 불운 속에 승리를 날리며 시즌 11승에 실패했다.
불펜에 앞서 야수들 역시 수비에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
1회가 너무 길었다. 류현진은 보스턴 타자들을 상대로 맞혀잡기 위해 잇달아 땅볼을 유도했으나 다저스 내야진들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고 만루 위기에 놓인 끝에 실점을 했다.
1회초 A.J 폴락의 3점 홈런에 힘입어 3-0으로 앞선 채 1회말을 시작한 류현진은 첫 타자 무키 베츠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라파엘 디버스의 빠른 타구가 3루수 맥스 먼시의 호수비에 잡혀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류현진은 이어 젠더 보가츠를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와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수비 호흡이 맞지 않았다. 병살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으나 타자 주자까지 세이프 돼 1사 1·2루가 됐다.
류현진은 4번 J.D 마르티네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역시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유격수 테일러의 1루 송구를 1루수 데이비드 프리즈가 잡지 못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베츠에 이어 2루 주자 보가츠까지 홈에 들어오면서 류현진은 2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마이클 채비스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다시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8번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1루 땅볼로 유도한 뒤 직접 1루 베이스에 커버 유도했고 재빨리 1루 커버에 들어가 길었던 1회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1회에만 5안타를 맞고 2실점 한 류현진은 2회부터 특유의 안정감을 되찾았다. 4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끝낸 뒤 5회말 2사후까지 11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그 사이 다저스는 1점을 보탰다. 5회초 2사 3루에서 폴락이 적시타를 때려 4-2로 앞섰다.
류현진이 다시 안타를 맞은 것은 5회말 2사후, 다시 내야진의 실책성 수비는 위기로 연결됐다. 류현진이 디버스를 3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맥스 먼시가 1루로 악송구를 했다. 1루수 키를 넘어 상대 더그아웃으로 향해버린 송구에 타자 주자 디버스가 2루까지 안착해 2사 2루에 몰린 류현진은 다음 타자 보가츠에게는 이날의 첫 볼넷까지 허용했다. 4번 타자 마르티네스에게는 좌전안타를 맞아 실점하는 듯 했으나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의 정확한 홈 송구에 홈으로 달려들던 2루주자 디버스가 태그아웃 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다시 6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류현진은 7회말 2사후 베츠에게 그린몬스터를 맞는 2루타를 허용했으나 디버스를 2루 땅볼로 처리해 역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등판을 마쳤다.
2점 차 앞선 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숨을 돌리기도 전에 바에스의 연속 피홈런에 후반기 첫승을 놓쳤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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