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돋보기] 그리에즈만의 바르셀로나 이적이 가져온 후폭풍들

[해외축구 돋보기] 그리에즈만의 바르셀로나 이적이 가져온 후폭풍들

스포츠경향 2019-07-15 16:35:00 신고

‘17번’.

14일(현지 시간) 공개된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바르셀로나에서 달게 될 등번호다. 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나 프랑스 대표팀에서 달던 7번이 아니다. ‘17번’은 저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르셀로나에선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더 많은 번호였다. 최악의 영입 중 한 명이었던 알렉산드르 송이 달았던 번호로 최근 주인이었던 무리요도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축구 선수들에게 등번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바르셀로나가 1억2000만 유로(약 1595억원)를 투자해 영입한 그리에즈만이 상징성도 없고, 본인에게 행운의 숫자도 아닌 어정쩡한 번호를 달게 된 것은 그의 바르셀로나행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복잡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선 바르셀로나 내부를 보자. 그리에즈만이 7번이 아닌 17번을 달게 된 것은 팀 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 7번의 주인은 쿠치뉴다. 쿠치뉴는 1억410만파운드(약 1589억원)의 기본 이적료를 주고 영입했지만 바르셀로나 적응에 실패하면서 그리에즈만을 영입할 경우 내보낼 선수 1순위로 꼽혔다. 그랬던 쿠치뉴가 7번을 지키는 데 성공하면서 바르셀로나 잔류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바르셀로나 공격진은 포화상태가 된다. 메시와 수아레스, 뎀벨레, 그리에즈만, 쿠치뉴에 말콤까지 있다. 그리에즈만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느 포지션에서도 확실한 비교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일단은 왼쪽 공격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커보이지만 그렇다고 1억 유로 이상을 주고 영입한 쿠치뉴나 뎀벨레를 벤치에 앉혀 둘 수도 없다. 발베르데 감독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도 선수단 정리는 불가피하다. 스페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의 부채는 8억8800만 유로(약 1조1800억원)에 이른다. 이중 순부채는 5억400만 유로(약 6699억원)로 평가된다. 바르셀로나는 순부채를 2억 유로(약 2658억원) 선에서 관리하려고 하지만 점점 불어나고 있다.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선수단 일부를 팔아야 할 처지다. 더군다나 바르셀로나는 캄프 누 리모델링을 위해 2023년까지 6억 유로(약 7975억원)를 투자해야 한다. 쿠치뉴를 포함해 뎀벨레와 말콤, 라키티치, 움티티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8000만 유로(약 1063억원)를 더 내놓으라며 국제축구연맹(FIFA)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그리에즈만으로선 찜찜할 수밖에 없다. 그리에즈만과 바르셀로나가 사실상 지난 3월에 합의한 만큼 당시 바이아웃 금액이었던 2억 유로를 내야 한다는 게 아틀레티코 주장이다.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은 “증거가 없다”며 일축했지만 세레조 아틀레티코 회장은 “증거가 없으면 이런 주장하겠느냐”면서 계속 군불을 때고 있다.

그리에즈만이 1년 전 바르셀로나 이적 대신 아틀레티코 잔류를 택한 것에 대해 일부 팬과 선수들 사이에 남아 있는 그리에즈만에 대한 불편한 기류도 그리에즈만이 풀어야 할 숙제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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