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양해각서 서명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 대통령은 전날부터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 중인 리블린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및 공식오찬을 가졌다. 이스라엘 대통령의 우리나라 방문은 지난 2010년 시몬 페레스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리블린 대통령이 특히 영부인 사별 한달여만에 한국을 찾아준 데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영면하신 네하마 리블린 여사님께서는 평소 환경문제와 아동 지원 등 다양한 자선 활동을 하시며 이스라엘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셨다고 들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대통령님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 1962년 수교 이후 양국이 이어온 우호 관계를 평가하며, 세계적인 창업 국가로 꼽히는 이스라엘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첨단산업 분야의 뛰어난 기술력과 한국의 정보통신기술 및 제조업 융합 능력이 결합된다면 양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통령님의 방한으로 혁신·창업을 비롯한 경제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양국 간 FTA 체결로 이어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이스라엘 양국은 지난 2016년 FTA 협상을 시작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은 첨단기술기반 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반면 소비재 및 공산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FTA에 따라 관세가 폐지될 경우 우리의 수출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한-이스라엘 FTA가 체결될 경우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와 맺는 최초의 FTA로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국가 규모 대비 연구 인력 및 연구 개발 투자, 1인당 기업 창업 수가 세계 1위로 꼽히는 대표적인 ‘창업 국가’이다.
리블린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이스라엘은 독특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기업들은 사이버 안보, 국토안보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최고 수준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며 “한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던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 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기업들은 완벽한 매치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4차 산업혁명의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확신컨대 우리가 만약 협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이같은 도전 과제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와 중동 지역 정세에 관한 의견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판문점 회동을 비롯한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며 이스라엘의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을 이스라엘에 초청하기도 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대통령님과 영부인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모시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렇게 특별한 손님으로서 저희를 방문해 주시면 대단히 기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수교 이래 우리나라 정상급 인사의 방문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지만 중동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해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의 방문이 이뤄진 적은 없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