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강대 강' 대결로 대치..사태 장기화 우려

韓日 '강대 강' 대결로 대치..사태 장기화 우려

이데일리 2019-07-15 17:51:59 신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신정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주 한일 양국의 실무자가 일본 도쿄에서 만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일본 측이 태도 변화는커녕 더욱 강경한 태도로 나오자 발언의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의 ‘강대 강’ 대결 국면이 장기화될 우려가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 文 “현명하지 못한 처사” “중대한 도전” 강경 발언 쏟아내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현명하지 못한 처사”, “중대한 도전”, “성공하지 못할 것”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딱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수보회의에서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의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발언의 강도가 매우 높아진 것이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우리 정부가 이번 사태를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려고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자 이에 대한 불만과 경고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도쿄에서 열린 한국 정부와의 양자 실무자협의에서 회의 직전 대표단 규모를 당초 5명에서 과장급 2명으로 축소하고 회의 때에는 눈인사도 나누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홀대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일본 측은 이 자리에서 우리 측에 한국을 안보상 우호 국가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무역 규제 강도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이날 회의에서 양국의 경제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와 일본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다.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은 서로 도우며 함께 경제를 발전시켜왔다”며 “이번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상호의존과 상호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이는 우리경제가 한단계 성장하는 시기에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의 의도가 거기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 지역경제투어에서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말해 일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산케이 “미국에 울며 매달려 중재할 생각인가”..한국 조롱

아베 신조 총리도 주요 방송에 직접 출연해 강경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엔 NHK 방송에 출연해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의 국제법 상식에 따라 행동해줬으면 한다”지적하면서 “이웃나라인 한국과 당연히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볼)은 한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7일엔 후지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들(한국)이 말하는 건 신뢰할 수 없다”고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유럽 국가들은 어느 국가도 한국을 ‘화이트 국가’로 지정하고 있지 않으며 일본이 아시아의 나라 중 ‘화이트 국가’로 지정한 곳도 한국뿐”이라며 “이런 특혜를 이번에 없애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외무성 간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에 관한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에 한국이 불응할 경우 “국제법 위반으로 보고 ‘대항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극우 언론인 신케이신문은 한국의 자세를 조롱하며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산케이는 이날 “한국이 미국에 울며 매달리고 있다”며 조롱하는 논조의 사설을 썼다. 산케이는 “강경화 외교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해 일본을 비판하며 미국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호소했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며 “미국에 울며 매달려 중재하게 할 생각이면 오해가 심하다”고 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일 양국이 서로 강경하게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만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며 “이런 기조가 장기화되면 무고한 기업들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IT 기업은 안정적인 수급처가 중요한데, 이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 기업 모두 안정적인 수급처가 될 수 없다”며 “서로 발등찍는 어리석은 일을 멈추고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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