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이 불리하고, 수상 경력이 부족 해도, 생기부에 내세울 게 없는 사람에게도 빛을 준다는 '학생부 종합 전형'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아마 고등학생 자녀가 있거나, 현재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을까요? 적어도 열에 다섯 명 이상은 인터넷에 검색해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검색 끝에 여기까지 왔으면 종착할 때가 된 것 같네요.
학생부 종합 전형은 서류 평가와 면접 평가 크게 2가지로 나뉘죠. 물론 면접을 보지 않고 서류 평가만으로 학생 평가를 끝내는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의 4년제 대학에서는 서류와 면접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자소서를 쓰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은 남들이 경험해 보지 않았던 나만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그런 경험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실제로 입시 컨설팅을 찾아오는 많은 학생들이 하는 말이 자소서에 쓸만한 소재가 없다고 합니다. 아래 사례를 봅시다.
위 사례의 경우 1, 2학년 때는 흥미와 관심 위주로 희망사유를 서술했으나 3학년 때는 해당 직업의 역할과 관련해 ‘사회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하고 싶어 함’이라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이렇게 본인이 해당 직업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되도록 함께 서술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보여 줄 수 있는 소재를 찾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이 학생의 경우 생기부에는 표기되어 있지는 않으나 최종적으로 국가정책 연구원으로 진로 희망이 바뀌었는데, 이런 경우라면 변경된 원인이 자소서 내용에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던 책이나 활동, 경험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글감을 찾는 것이 좋다.
일차적으로 자소서 글감을 찾을 때는 생기부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기록된 활동을 포함해 되도록 모든 활동을 기억나는 대로 최대한 정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만 놓고 보면 사소해 보이는 활동 일지라도 다른 활동과 연계해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때는 활용도가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활동 내용을 정리할 때, 공동 활동일 경우 활동하는 동안 자신이 했던 세부적인 역할을 찾아 서술해야 하며, 개별 활동일 때에는 구체적인 에피소드 위주로 작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활동을 통해 보여 줄 수 있는 능력 또는 향상된 능력, 가치관의 확립, 인격적인 성숙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잘 드러나야 하므로 여러 활동 리스트 중 여기에 적합한 글감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한 첫 관문이다.
1번 문항의 글감은 일반적으로 교과 공부를 통해 성적을 올린 경험을 우선적으로 떠올리기가 쉽다. 떠올리기 쉽다는 것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해당하기 때문에 중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물론 글감이 유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요소를 강조할 수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그런 차별화된 요소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글감 단계에서부터 차별성, 특이성을 고려해 선정하는 것이 좋다. 학습 범주를 넓혀 교과 활동 대신 동아리 활동에서 배운 것, 봉사 활동을 통해 배운 것, 독서나 영상 등 간접 경험을 통해 배운 것, 개별 탐구 활동을 통해 심화 학습을 진행한 것 등 활동 경험을 떠올려 보자.
2번 문항의 글감은 단순히 어떤 활동을 적을 것인지에 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대학의 입학 사정관이 기대하는 모습 또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 그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경험이 무엇이 있을지 떠올리도록 하라.
생기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내용을 자소서에 작성해도 괜찮은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자소서 2번 문항을 보면 ‘생기부에 기록되지 않은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기록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사실 평가자 입장에서 학교장의 허락을 받았다면 교외 활동 종류가 무엇인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교내 활동보다 언급한 교외 활동이 중요한 이유, 그 활동을 통해 본인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이라면 자소서에 작성해도 된다. 다만 그 활동이 다른 어떤 활동보다 본인에게 중요한 이유와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해 보고 설득력 있게 서술해야 한다. 단, 이러한 활동이 나의 특징을 드러내는 데 적합한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 사례인지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자소서라는 전형 자료의 특성상 어떤 글감을 채택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어떤 소재를 찾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지원자가 배우고 느낀 점은 무엇이며,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상황을 인식하고,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더 주목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가 요소를 이해하고 각 평가 요소에서 필요한 역량을 잘 보여 줄 수 있는 사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수학과에 지원한 두 명의 합격생의 자소서를 살펴보면 3번 문항에 봉사 활동과 관련한 내용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 학생은 장애인 시설 봉사 활동을 통해 스스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바를 알게 되었고, 다른 한 학생은 수학 멘토-멘티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학교에 공헌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썼다. 이 사례에서 보듯 소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경험 속에서 배우고 느낀 것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 두 명의 지원자 모두 자소서 3번을 통해 볼 수 있는 인성 역량인 배려, 협력, 나눔의 자세를 충분히 보여주었다면 글감에 상관없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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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부종합전형 합격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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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지원, 박선자, 홍혜경
출판 애플북스
발매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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