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불매운동 오래 못갈 것" 기름 부은 일본 유니클로, 고객 발길 '뚝'

[TF현장] "불매운동 오래 못갈 것" 기름 부은 일본 유니클로, 고객 발길 '뚝'

더팩트 2019-07-16 00:00:00 신고

15일 오후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내부는 손님이 없이 썰렁한 모습이다. 각 층마다 열명이 채 안되는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외국어를 구사하는 관광객이었다. /이민주 기자

일부 매장에는 외국인 손님만…직원들 사진 촬영 막으며 날선 반응

[더팩트|이민주 기자]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제 불매운동은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오카자키 타케시 페스트리테일링 CFO)

유니클로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일본산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불매 기업 리스트'로 거론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인지 얼마되지도 않아 일본 본사 페스트리테일링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오카자키 타케시의 발언이 불매 운동 확산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TV도쿄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카자키 CFO는 이날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관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제 불매 운동이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만큼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15일 <더팩트>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시내 유니클로 매장 4곳은 평소와 달리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텅빈 매장'을 인증하는 사진까지 잇달아 올라오는 등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확산하는 싸늘한 반응 탓인지 유니클로 매장 직원들은 취재진의 사진 촬영을 막아서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점심시간을 넘겨 방문한 곳은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수백여 명의 고객을 소화하고도 남을 법한 넓직한 매장 내부를 채우고 있는 사람은 10여 명 안팎으로 이 가운데 3명은 외국인이었다. 그나마 몇 안되는 국내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은 이유 역시 '구매'가 아닌 '현장점검'이었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물건을 사러 온 것이 아니다. 점심시간에 불매운동 영향을 확인하러 왔다"며 "2주 전에 방문했을 때 보다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려 4층으로 된 매장 내부에는 손님보다 직원들의 수가 더 많았다. 각 층마다 분주히 매장 곳곳을 오가며 물건을 정리하는 직원들 사이로 5~7명의 고객이 진열된 옷을 살피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이어 방문한 유니클로 광화문D타워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 역시 매장을 찾은 고객 수를 세는 데 열손가락도 필요하지 않았고, 과반은 외국인이었다.

15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문한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의 상황도 명동중앙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넓은 매장 내부에는 10여 명의 손님이 있었고 그 중 3명은 금발머리를 한 외국인이었다. /이민주 기자

불매운동의 영향을 직격으로 맞고 있는 유니클로의 모습은 온라인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화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른바 '유니클로 후기'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한 누리꾼들은 '대학가 인근 유니클로에 방문했는데 매장이 텅텅 비었더라', '주말에 마트 안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을 지나갔는데 손님이 채 5명도 없더라', '유니클로 서면점이 텅 비었다'는 등의 의견과 인증 사진을 공유했다.

관련 게시물 중에는 유니클로 직원으로 보이는 누리꾼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자신을 유니클로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익명의 누리꾼은 "일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매장에 따라 매출이 반에 반(4분의 1)이 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대변하듯 이날 방문한 일부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취재진의 사진 촬영을 제지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광화문D타워점의 경우 매장 내부에서 사진 촬영에 나서자 곧바로 직원이 달려와 촬영을 제지하며 "갤러리에 있는 사진은 물론 휴지통에 있는 사진도 삭제하라"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매장 밖까지 따라와 "사진을 촬영하려면 D타워 측에 허락을 받고 찍으라"며 "직원에게 불매운동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도 묻지마라"고 덧붙였다.

롯데월드몰점에서도 직원이 사진 촬영이 불가함을 안내했다. "매장 내 취재활동이 안된다"고 안내하는 롯데월드몰점 직원에 "본사에서 관련 지침이 내려왔느냐"고 묻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일부 매장의 대응과 관련해 유니클로 한국 본사 측은 "직원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다. 본사에서 별도의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매출 변동에 대해서는 별도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으며, 일본 본사 측과 입장을 같이하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국내 유니클로 유통을 담당하는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15일 "매장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 같다. 별도로 본사에서 사진 촬영을 막도록 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직원들에게 미디어 측 자료 요청이 들어오면 본사 PR팀 쪽으로 문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매출 관련 자료는 연매출만 공개하고 있다. 단기간 매출 증감은 외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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