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 말까지 회사채(선순위 무보증사채) 발행을 위해 신규 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기업 21곳 중 AA급 이상은 한 곳도 없는 반면 투자적격 마지막 단계인 BBB급 이하는 43%에 달했다.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기업의 수요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BBB급 회사채도 활발히 소화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경기둔화에 따라 주요 기업들의 등급 하향 가능성이 고조되는 등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신용평가 3사의 등급 상하향배율은 평균 0.62배로 등급 상향보다 하향이 많았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3사 평균 1.17배로 등급 상향이 더 많았던 데 비하면 상당히 가파른 하향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요 기업 중에선 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롯데쇼핑, 현대로템, LG디스플레이 등이 등급 하향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신평사인 S&P에서는 올 들어 국내 기업 등급 상향조정이 전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단 한 곳도 없었던 부도기업에 올 상반기에만 5곳이 이름을 올리는 등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폐단에 과잉 유동성의 힘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한일 분쟁 이슈가 하반기 본격화하며 기업들의 실적 쇼크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며 “지금 채권시장은 분명한 과열 상태로 보수적, 안정적 투자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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