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기 밥그릇 걷어차는 팰리세이드 증산 거부

[사설] 자기 밥그릇 걷어차는 팰리세이드 증산 거부

이데일리 2019-07-16 06:00:00 신고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차종이 고객들의 인기를 끌면서도 공급을 제때 맞추지 못함으로써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구매를 기다리다가 끝내 포기한 고객이 2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회사 측에서는 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당 생산공장 노조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공급 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른 공장에 생산을 분담시킬 수도 있으나 그렇게 될 경우 특근 일수가 줄어들어 수당이 감소한다는 밥그릇 계산이 작용한 결과라고 하니, 노조원들의 이해 다툼으로 회사 경영이 멍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첫 출시되면서부터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국내의 누적 계약물량은 9만 6600여대로, 이 가운데 3만 4600여대가 출고돼 소비자에게 전달됐을 뿐이다. 이처럼 주문이 밀려 있기 때문에 지금 새로 계약할 경우 자동차를 인도받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이미 계약한 고객 중에서도 더 기다리지를 못하고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회사로서는 그만큼 영업이익을 침해받고 있는 셈이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증산 여력이 있는데도 노조원들의 이해에 얽혀 더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최근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었으나 기존 생산공장의 노조 대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섬으로써 증산 합의에 실패했다고 한다. 그나마 지난 4월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기존 월간 6200대에서 8600대로 늘렸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더욱 심각한 사태가 초래됐을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귀족 노조’로 불릴 만큼 노조원들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기본급에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합친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같은 회사 안에서도 특근 수당을 놓치지 않으려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노조원들끼리도 이런 사정이라면 하청업체나 경영진과의 관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회사 전체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곤란하다. 장기적으로는 자기 밥그릇을 걷어차는 결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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