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주전 경쟁에도···한승규는 전북을 '길게' 보고 왔다

혹독한 주전 경쟁에도···한승규는 전북을 '길게' 보고 왔다

일간스포츠 2019-07-16 07:07:14 신고

전북 한승규는 14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 친정팀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9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활약했다. 사진=전북 제공

전북 한승규는 14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 친정팀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9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활약했다. 사진=전북 제공


"1년 내다보고 전북에 온 게 아니니까요."

지난 14일 울산 현대와 치른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21라운드 경기 이후 만난 한승규(23·전북 현대)의 표정은 씩씩했다. 한승규는 이날 지난 17라운드 수원 삼성전 이후 4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어 풀타임에 가까운 92분을 소화하고 후반 추가 시간 김진수(27)와 교체됐다. 아쉽게도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처음으로 '친정팀' 울산을 만난 경기라 한승규에게는 매우 특별한 92분이었다.

경기는 이동국(40)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전북이 앞서가다가 전반 33분 주민규(29)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팽팽하게 전개됐다. 한승규는 날카로운 전진 패스와 침투로 공격의 활로를 뚫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리그 최소 실점(15골)을 자랑하는 울산의 수비는 철벽같았다. 결국 이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고, 전북(13승6무2패·승점45)은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울산(13승5무2패·승점44)에 승점 1점 차 아슬아슬한 선두를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 치의 양보 없는 선두 경쟁 속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점 1점에 만족하고 물러나야 했던 두 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누구보다 아쉬움이 클 이는 바로 한승규였다. 지난 시즌 울산의 '영건'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던 한승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전북에 온 그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울산전까지 올 시즌 11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출전은 5번에 그쳤고 그 중 4번은 교체로 그라운드를 나서야 했다. 공격포인트도 9라운드 FC 서울전에서 터뜨린 전북 데뷔골 이후로 멈춰 있다. 한승규 스스로 "전북에 와서 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이킬 정도로,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살아남기 힘든 팀이 바로 전북이었다.

사진=전북 제공

사진=전북 제공


그렇기에 한승규는 어렵게 찾아온 선발 기회를 헛되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물며 상대는 자신을 키워 준 친정팀 울산. 전북에서 자리잡아 멋지게 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의욕이 컸다. 한승규는 "울산은 나를 키워 준 팀이고,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팀이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자신이 품었던 각오를 설명했다. 하지만 무승부라는 결과는 물론이고, 스스로의 플레이에도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가 됐다. "많이 부족했다"고 짧게 자신의 플레이를 반성한 한승규는 "성급했고 의욕이 앞선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열심히 뛰었다"며 아쉬움을 털어 냈다.

선수에게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한승규처럼 주전으로 뛰다가 벤치 멤버, 가끔은 그마저도 제외되는 상황에 처하는 건 극복하기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승규는 "전북에 1년 내다보고 온 게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후반기도 있고 내년도 있으니까, 언젠가는 전북에서 주축이 될 거라 믿고 자신감을 갖고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의 이적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기회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부상으로 주어진 기회가 아니라, 내 실력으로 내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적 이후 조급한 마음에 힘들어하던 한승규를 감싸준 건 형들의 격려다. 한승규는 "선발로 많이 나서지 못하지만 형들이 동기부여를 잘해 주고 있다"며 "전북은 전북만의 규칙이 있고 사소한 부분에서도 조금씩 다르다. 잘 적응하고 있고, 더 많이 출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심을 장착한 한승규는, 전북에서 더 긴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전주=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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