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대관식 기다리는 ‘인어공주’ 김서영

광주서 대관식 기다리는 ‘인어공주’ 김서영

일간스포츠 2019-07-17 09:05:18 신고

한국 수영의 ‘에이스’ 김서영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뉴시스]

한국 수영의 ‘에이스’ 김서영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뉴시스]

김서영(25·경북도청)은 한국 여자수영의 에이스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서영은 체구가 작은 탓에 헐렁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으면 수영선수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키는 1m63㎝, 몸무게는 52㎏이다. 발 크기는 235㎜.
 
김서영은 5~6년 전만 해도 파워 수영을 하기엔 힘이 부쳤다. 그런데 그의 주 종목은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개인혼영(접영·배영·평영·자유형 등을 모두 헤엄치는 종목)이다. 육상의 10종 경기에 비유될 정도로 힘든 종목이다.
 
작은 체구가 콤플렉스였던 그는 자신보다 훨씬 체격이 큰 선수들에게 맞서려고 안간힘을 썼다. 과도하게 어깨를 회전시키고, 더 세게 물을 찼다. 그래서 여자 수영선수들이 한창 꽃 피는 나이인 10대 후반에 벌써 어깨와 무릎에 통증이 생겼다. 크고 작은 통증과 부상 탓에 기술을 연마할 수도, 힘을 키울 수도 없었다. 점점 자신감이 떨어졌고 스트레스도 컸다. 그랬던 김서영이 2016년부터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국체육대회에서 한국신기록 4개(개인혼영 200·400m, 계영 400m·800m)를 수립하면서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이듬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선 개인혼영 200m에서 2분9초86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혼영 200m에서 2분8초34로 한국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땄다. 지난 3년간 김서영의 행보는 파죽지세라 할 만하다.
 
 
서양 선수보다 체력이 달렸던 김서영은 근력을 키워 다부진 몸을 만들었다. [사진 김서영 소셜미디어]

서양 선수보다 체력이 달렸던 김서영은 근력을 키워 다부진 몸을 만들었다. [사진 김서영 소셜미디어]

김서영이 상승세를 탄 건 전사같이 강인한 체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김인균 감독은 2013년 경북도청 팀에 입단한 김서영에게 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켰다.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힘을 써 망가진 어깨와 무릎을 고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서영이는 작은 체구가 오히려 장점이다. 서양 선수들보다 더 유연하고 빠르게 물살을 탄다. 그런데 힘을 잘못 쓰면서 몸이 망가졌다. 그래서 기술 훈련 대신 3년 동안 파워 향상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시켰다”고 했다.
 
올해도 김서영은 진천선수촌에서 하루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근력을 키운 결과 어깨와 무릎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파워도 40% 넘게 향상됐다. 그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왕(王)’자가 새겨진 탄탄한 복근을 공개했다. 한창 훈련을 많이 할 때는 하루에 8000m 이상 물살을 갈랐는데도 좀처럼 힘든 기색이 없다. 김서영은 “처음에는 나보다 키가 크거나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를 만나면 위축되곤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신체 조건이 불리해도 기가 죽지 않는다”고 했다.
 
김서영에겐 경기 당일 누적된 피로를 단시간에 푸는 것도 중요했다. 보통 하루에 예선·준결선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주 종목은 개인혼영 200m다. 그런데 이 종목의 강자인 카틴카 호스주(30·헝가리)는 2012년 베이징 월드컵에서 이틀간 8개 종목에 출전해 메달 5개를 땄다. 당신 중국 언론은 “호스주는 ‘철의 여인’”이라고 표현했다.
 
 
김서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기록 추이

김서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기록 추이

그런 호스주와 대결하는 김서영은 지난해 4월 일본 전지훈련부터 ‘쿨링 시스템 슈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경기 후에는 체온과 심장박동이 급격히 상승한 상태다. 젖산과 활성산소 같은 피로물질이 체내에 축적된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다음 경기에서 스트로크 파워와 속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김 감독과 안무진 트레이너는 한 업체에 부탁해 주요 근육의 온도와 피로를 낮춰서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쿨링 시스템 슈트를 만들었다. 얼굴·목·팔·허벅지·종아리 등에 착용하고 10~30분 정도 지나면 피로도가 확 떨어진다. 이 작업에 참여한 최영하 아이스튜브 대표는 “이마는 7도, 볼은 10도, 목은 14도 등 신체 부위별로 피로를 해소해주는 온도가 다르다. 온도를 세심하게 고려해 제품을 제작했다”면서 “김서영 선수는 경기 직후 피로도가 8정도였는데 3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착실하게 준비를 해온 김서영은 꼭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했던 김서영은 17일 광주선수촌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21일 주 종목인 개인혼영 200m 예선과 준결선, 22일 대망의 결선을 치른다. 28일에는 개인혼영 400m 예선과 결선이 있다. 김 감독은 “7월 둘째 주부터 테이퍼링(훈련량 줄이기)을 하며 실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영이를 응원하는 많은 홈 관중 앞에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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