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왜 먹어?' CJ 햇반, 일본산 원료 이어 집밥 가치 폄하 '비난폭주'

'집밥을 왜 먹어?' CJ 햇반, 일본산 원료 이어 집밥 가치 폄하 '비난폭주'

뷰어스 2019-08-06 16:20:00 신고

사진=CJ제일제당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간편식 대표상품이 된 햇반 경품행사로 역풍을 맞고 있다. 최근 일본불매운동으로 일본산 미강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인스턴트식품 제일주의를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SLOW FOOD KOREA)는 'CJ제일제당은 밥솥 수거 햇반 경품행사를 당장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2일 내고 CJ제일제당의 햇반 관련 행사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협회는 "CJ제일제당의 '햇반줄게 밥솥다오' 캠페인을 강력 규탄한다"면서 해당 캠페인이 조리라는 행위를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과정으로 몰아가는 "파렴치하고 음험한 마케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협회는 "CJ제일제당은 우리나라 GMO 식재료 수입과 그 재료를 이용한 식품가공을 주도하여 국민건강은 물론 국내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며 "CJ제일제당은 그간 햇반의 개발과 대대적인 보급으로 가정 조리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더니 급기야는 햇반 경품행사를 통해 가정의 밥솥까지 수거함으로써 가정에서 조리하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에 의존하는 식생활을 조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공식품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민 건강은 물론 개개인의 자기 주도적 삶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내놨다.

사진=햇반 광고 영상 캡처 사진=햇반 광고 영상 캡처

■ 광고·캠페인 쌍끌이 전략 역풍…여론 비난 거세

CJ제일제당은 지난달부터 밥솥과 햇반을 맞교환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캠페인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나선 '햇반줄게 밥솥다오'는 햇반 밥솥교환 행사장으로 밥솥을 가져오면 당일 선착순 15명에게 햇반 1년 치(365개)를 증정하는 방식이다. 선착순 15명에 들지 못한 고객에게는 밥솥에 햇반을 가득 담아준다. 오는 11일까지 진행되며 주말마다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두고 "소비자 라이프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집에서 직접 밥을 해 먹지 않고 햇반으로 식사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를 기반으로 기획됐다"며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이벤트라 밝힌 바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춘 맞춤형 상품 정도로 보기보다 불편해하는 이들이 더 많은 모양새다. 이번 경품행사를 두고 "식품대기업에 의존하게 만들려는 전략"이라는가 하면 햇반으로 인한 건강 우려,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버려지는 햇반 용기로 인한 환경 오염을 걱정하는 이들도 다수다. 실제 슬로푸드한국협회 성명서가 공개된 협회 홈페이지에도 수백여 명이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업윤리에 어긋난 행위", "국민과 후손들의 건강은 관심없다", "개념없음에 개탄하고 성명에 지지한다", "돈에 눈이 먼 상술에 말려들어선 안된다"는 등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햇반 광고에 대한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여론이 햇반에 대한 CJ제일제당의 홍보정책을 마뜩치 않아 한다는 점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요즘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는 햇반 광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 특히 "꽤 됐어요, 밥 안해먹고 산지. 밥은 햇반이 더 잘하던데요 뭘"이라는 대사가 발목을 잡는다. 간편식을 즐겨찾는 요즘 가정 트렌드에 편승해 햇반 판매율을 높이려는 영리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가족의 사랑을 편의로 대체했다고 꼬집는 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의 광고를 두고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절대 팔지 않아야 할 가치도 있다", "전국민을 햇반 노예로 만들겠다는 전략" "가족을 위해 밥을 짓는 애정의 행위와 전통이 상업자본주의에 잠식된 꼴"이라 맹비난하기까지 한다. 

사진=햇반 광고 영상 캡처 사진=햇반 광고 영상 캡처

■ 일본산 재료 비판도 재점화시킨 집밥 폄하

이같은 기류는 햇반 재료 중 하나인 미강(쌀겨)에 대한 불만도 다시 재점화시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제품에 에 일본산 미강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일본산 미강 함량이 0.1% 미만이지만 불매 목록으로 거론됐던 바다. 이에 CJ제일제당은 국내산 원료로 바꾸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성난 여론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그러나 햇반 광고 및 경품행사가 도를 지나쳤다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일본산 재료까지 쓴 제품"이란 꼬리표가 다시 부활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혼밥', '1코노미'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기류에 CJ제일제당이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론의 불편한 목소리와 우려는 이같은 경제적 논리가 아닌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지켜야 할 윤리, 건강한 생활방식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생활의 편리와 맞바꿔야 하는 것은 너무도 많다. 밥하지 않는 집, 그 집을 차지한 햇반. 오직 판매와 기업 이익에만 몰두하는 CJ제일제당의 행보에 우려와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문다영 기자 dymoon@view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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