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X후일담] 조금은 묘했던, 삼성의 오승환 환영식

[스경X후일담] 조금은 묘했던, 삼성의 오승환 환영식

스포츠경향 2019-08-11 14:56:00 신고

지난 10일 오승환(37)이 6년만에 친정팀 삼성을 찾았다. 지난 6일 삼성과 계약 한 후 나흘만에 라이온즈파크를 방문했다.

이날은 오승환의 첫 라이온즈파크 방문이었다. 그는 2013시즌을 마친 뒤 일본 한신과 계약하며 해외 진출했고, 삼성은 2016시즌부터 라이온즈파크를 새 홈구장으로 쓰기 시작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정장을 입고 방문한 오승환은 김한수 삼성 감독을 포함해 삼성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오승환은 팬들을 향한 사죄의 뜻부터 전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운을 뗀 그는 2015년 해외원정도박 파문과 관련해서 먼저 언급했다. 오승환은 2016년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6일부터 선수 등록이 돼 징계가 시작됐다. 그는 “나를 아꼈던 야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드렸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전한다”며 “ 징계 기간 동안 반성하고 앞으로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좀 더 모범이 되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내년 시즌을 향한 각오도 밝혔다. 오승환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5회에는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5회말이 끝난 후 클리닝타임 때 오승환의 등장을 알리는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렸고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 퍼졌다. 전광판에는 오승환의 활약상이 펼쳐졌고 팬들은 그의 방문을 함성으로 맞이했다. 임대기 삼성 대표이사가 21번이 담긴 유니폼을 선물했고 오승환은 3루 쪽 홈 관중석 근처로 가서 고개 숙여 인사한 뒤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는 이곳 라이온즈 파크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당시 삼성은 5회까지 1-3으로 뒤져있었다. 이미 3연패에 빠져있던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오승환을 향한 환대의 풍경은 더그아웃과 온도 차가 있었다. 게다가 오승환은 올 시즌 당장 뛸 수 없는 선수다.

최근 팀의 움직임과는 더욱 더 상반되는 풍경이다. 삼성은 가을야구 막차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투수 저스틴 헤일리 대신 타자 맥 윌리엄슨을 영입했고 정규시즌이 50경기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덱 맥과이어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뒀다.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움직임이었다.

반면 이날 오승환의 환영식을 보면 이미 내년을 바라보는 듯한 모양새였다. 오승환은 내년 4월말에서 5월초에나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관중도 2만159명이나왔다. 전날 7679명이 야구장을 찾은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삼성은 6회 추가점을 내주며 2-7로 졌고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이 남긴 여운은 오승환의 방문 뿐이었다.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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