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 엄마의 배 속에서 첫 ‘탄생’을 한다. 하나의 세포가 인간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이론으로 밖에 알 수 없다. 최은영 작가가 펴낸 ‘탄생의 과학’(도서출판 웅진지식하우스)에서는 틀에 박힌 딱딱한 이론을 벗어나 흥미로운 시각으로 발생학을 설명한다.
호기심어린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흔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순수하면서 단순한 그 질문에 우리는 선뜻 대답을 할 수 없다.
인간이 어떻게 세상에 나온 것인지, 배 속에서 어떻게 생성하고 발달하는 것인지 알 수 없기에 더 그렇다. 그렇기에 발생학이 탄생한 것이다. 발생학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만들어지고, 이 수정란이 280일 동안 발달해 아기가 돼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세상에 나온다는 사실 연구한다.
그러나 ‘나’를 만드는 과정은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결과가 나왔지만 다소 단편적이고 이론에만 치중돼 있다. 김 작가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발생학을 생명공학 시대의 기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성인 독자부터 의학과 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폭넓은 범위로 내용을 넓혔다. 책은 수정부터 탄생까지 배 속 아기의 발달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한다. 더불어 과학 이론과 개념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과 의학, 사회 등의 이슈들도 함께 연결해 보다 풍성한 정보를 전달한다.
‘탄생의 과학’은 1강 1등 정자의 진실, 2강 축복에 가려진 그녀의 이야기, 3강 학교에서 배우다 만 유전자, 4강 가까운 듯 먼 그대 이름은 줄기세포, 5강 여기 세포 리필 부탁해요, 6강 생애 가장 중요한 시간, 7강 비커밍 휴먼 등 모두 7강으로 구성돼 30편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미국 바드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발생학 및 재생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작가는 현재 미국 조지타운 대학에서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부생을 대상으로 발생학·유전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발생학 수업을 하면서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다는 점을 발견했고 태아의 발달과정 등을 학교 밖 대중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며 “과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과학을 잘 모르는 대중들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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