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이 선물'…국내 없는 궁중장식품 프랑스서 확인(종합)

연합뉴스 2019.08.14 21:36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기메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실태조사
15세기 불상 내부서 염주 첫 확인…체르누스키박물관선 1946년 한국미술전 자료
프랑스 기메박물관에서 나온 19세기 조선 궁중장식품 '반화'
프랑스 기메박물관에서 나온 19세기 조선 궁중장식품 '반화'(서울=연합뉴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파리의 국립기메동양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실태조사에서 조선 궁중 장식품으로 추정되는 '반화'(盤花)를 정밀 조사했다고 14일 밝혔다. 2019.8.14. [국립기메동양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너비 24cm 황금색 타원형 수반에는 금가루로 뒤덮인 고목이 꽂혔다. 뻗어 나간 가지에는 얇은 나무판을 오려 초록빛으로 물들인 잎들이 달렸다. 고목 주변에는 옥을 깎아 만든 난초도 보인다.

뜯어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이 화려한 분재 장식품 2점은 프랑스 파리의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컬렉션 중 하나다. 1887∼1894년 프랑스 대통령으로 재직한 사디 카르노의 아들이 기증했다. 이에는 '한국의 왕(roi de coree)이 사디 대통령에게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다.

높이 42.5cm 분재 장식품은 여러 면에서 궁중에서 쓰였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이러한 실물이 남아있지 않다. 수반에 꽂힌 꽃이라는 뜻에서 '반화'(盤花)라는 임시 이름을 얻었다. 이를 프랑스 측에 선물한 왕은 고종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반화'는 국외소재문화재단이 6월 24일∼7월 19일 기메박물관과 체르누스키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실태조사에서 확인했다. 두 기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는 1천300여점에 이른다.

수정염주가 나온 목조여래좌상
수정염주가 나온 목조여래좌상(서울=연합뉴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파리의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한 15세기 조선시대 불상인 목조여래좌상에서 직물로 싼 수정염주가 처음 발견됐다고 14일 밝혔다. 2019.8.14. [국립기메동양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기메박물관 소장품 중 15세기 조선시대 불상인 목조여래좌상의 머리에서 직물로 싼 수정 염주도 처음 발견했다.

실을 꿰는 구멍이 있고 호박색을 띤 이 염주는 11월 4일까지 기메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부처-성인전' 출품 유물을 들여다보던 중 확인됐다. 재단은 이 염주의 정밀조사를 거쳐 학계 발표 및 보존·복원 필요성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높이 50cm인 이 불상은 프랑스의 샤를 바라가 1888년 조선을 방문시 수집한 것으로, 기메박물관 초기 소장품 중 대표작이다.

57년만에 다시 조사된 지대4년명동종
57년만에 다시 조사된 지대4년명동종(서울=연합뉴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파리의 체르누스키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실태조사에서 지대4년명동종(至大四年銘銅鐘)을 정밀 조사했다고 14일 밝혔다. 1311년 제작된 높이 31.5㎝ 소종은 사학자 최순우가 1962년 최초로 조사한 내용을 '고고미술'에 실은 이후 57년만에 다시 조사됐다. 2019.8.14. [체르누스키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재단은 도자·금속 공예품부터 고암 이응노 작품 등 한국 근현대 미술품 200여점을 보유한 체르누스키 박물관 소장품도 이번에 조사했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대4년명동종(至大四年銘銅鐘)'이다.

1311년 제작된 높이 31.5㎝ 소종은 사학자 최순우가 1962년 최초로 조사한 내용을 '고고미술'에 실은 이후 57년만에 다시 조사됐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이를 전형적으로 고려 양식을 계승한 동종으로 평가하면서, 명문이 있는 14세기 동종 3점 중 가장 이른 시기 것으로 봤다.

재단은 1946년 3월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재를 소재로 한 '한국 미술전'과 1971년 이응노와 제자들이 기획한 전시 관련 아카이브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1946년 '한국 미술전' 브로슈어에는 사진 없이 목록만 있지만, 개인 소장가들에게 대여를 요청한 편지들이 아카이브에 상당수 포함됐다. 광복 이듬해 유럽에서 한국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946년 체르누스키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미술 전시 브로슈어
1946년 체르누스키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미술 전시 브로슈어[체르누스키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연합뉴스]

ai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8/14 21:36 송고

댓글 0

0 / 300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댓글 0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인기뉴스 더보기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댓글 입력 폼
0 / 300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