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FPBBNews류현진은 지난 24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미리 보는 월드시리즈’에서 4⅓이닝 동안 만루홈런 등 홈런 3방 포함, 9피안타 7실점(7자책점)을 허용했다.
시즌 4패(12승)째를 기록한 것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진 것이 가장 뼈아프다. 이날 7자책점을 내주면서 류현진이 가장 큰 자랑이었던 평균자책점은 1.65에서 2.00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경쟁자와 격차가 크게 줄었다. 류현진과 맥스 슈어저(워싱턴·2.41),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2.41)의 차이는 불과 0.41이다.
다승(12승·공동 5위), 탈삼진(133·27위) 등 다른 부문에서 우위를 지키지 못하는 가운데 평균자책점까지 밀려난다면 아시아선수 최초 사이영상 수상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슈어저는 9승 5패 평균자책점 2.41(2위) 탈삼진 192개(2위)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의 팀 동료 클레이턴 커쇼는 13승 2패 평균자책점 2.71, 탈삼진 147개로 다승과 탈삼진에서 류현진보다 앞서 있다.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은 승수는 8승(7패)에 머물러 있지만 평균자책점 2.56(4위)과 탈삼진 207개(1위)은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없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도 평균자책점은 3.65로 높지만 15승 5패 탈삼진 191개로 다승 단독 1위, 탈삼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류현진이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선두인 것은 틀림없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깨졌지만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0.98로 현재 내셔널리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점 미만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그동안 호투 행진을 이어오던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는 등 5⅔이닝 동안 4자책점을 내줬다.
투수가 1년 내내 잘 던질 수는 없다. 슬럼프는 한 번씩 찾아오게 마련이다. 지금이 류현진에게 그 시점이다.
구단에선 류현진의 체력적인 부분에 걱정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앞으로 류현진의 등판 간격을 늘리든지, 등판 횟수를 줄이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체력 안배에 신경 쓰겠다는 뜻이다.
류현진 본인은 체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키스전을 마친 뒤 “몸 상태는 전혀 문제없다”며 “팀에서도 충분히 휴식하게끔 배려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제구에 대한 고민은 숨기지 않았다. 류현진은 “두 경기 연속해서 코너워크가 잘 안 되고 실투성 공이 들어갔다”며 “ 제구 쪽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부진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실력이 강팀들에 통하지 않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에이스의 존재감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남은 경기에서 분전이 필요하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30일 오전 10시 40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가 될 전망이다. 남은 일정상 류현진은 앞으로 5~6번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이 투구 일정을 조정한다면 등판 횟수는 1~2번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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