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최신 검사법 도입이 바꿔놓을 결핵 진단 및 치료 풍경

헬스경향 2019.09.09 17:35

김창기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
김창기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

전 세계적으로 결핵은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 약 1000만 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했고 130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결핵은 주로 경제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한국의 경우 경제규모가 비슷한 OECD 국가 중에서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서 결핵 근절 전략(End TB strategy)를 승인했고 2035년까지 결핵사망 95%, 결핵발생을 90%로 대폭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국내에서는 보건당국의 노력으로 결핵발생을 꾸준하게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기존 추세로 결핵이 감소한다면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결핵을 조속히 퇴치하기 위해 과감한 계획을 발표했고 2030년까지 결핵발생을 인구 10만당 10명 이하로 줄이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략들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결핵예방과 조기발견이다.

결핵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객담검사를 시행해야한다. 기존에는 항산균 도말검사와 배양검사가 주로 사용됐지만 제한점과 단점이 있다. 항산균 도말검사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지 못하고 배양검사는 검사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분자진단검사인 결핵균 핵산증폭검사(TB PCR)가 도입됐는데 도말검사보다는 민감도가 높고 배양검사보다는 소요시간이 훨씬 빠른 장점이 있다. 또 내성결핵도 분자진단검사를 통해 신속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많은 임상의사들은 결핵 및 내성결핵 검출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핵산증폭검사의 경우 검사 소요시간은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일선 검사실에서는 검체량이 확보돼야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검사 소요시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기존 신속감수성검사는 도말양성검체나 배양된 균주로만 시행할 수 있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결과가 보고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Xpert MTB/RIF(이하 Xpert)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Xpert는 검사과정이 매우 간단하고 모듈형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검체를 받는 즉시 검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실제 검사소요시간이 매우 짧은데 실제로 국내 한 보고에 따르면 Xpert는 평균 3.1시간 내에 결과를 보고했다. 반면 도말검사는 평균 24시간이 소요됐다. Xpert는 리팜핀 내성도 함께 검출할 수 있다. Xpert이 리팜핀 내성을 유발하는 rpoB 유전자 부위를 target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진단에서도 Xpert처럼 검체에서 바로 검사가 가능한 진단시약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약의 경우 검사 편의성은 높지만 제공하는 검사정보가 많지 않다. Xpert도 리팜핀 내성여부만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또 하나의 문제가 도출되는데 신속한 분자검사의 정확도가 아직 통상 검사법에 비해 부족하거나 제한적인 정보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좀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검사 정확성도 높아지고 다양한 검사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이다. NGS는 이미 암, 유전질환 진단에 이용되고 있으며 여러 질환의 원인을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결핵분야에서도 NGS 활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항결핵제 내성이 유전자 변이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이미 내성연관 유전자와 각 변이에 대한 정보가 규명됐다. NGS를 이용할 경우 동시에 다양한 유전자를 분석해 여러 항결핵제 내성을 검출할 수 있다. 이소니아지드의 경우 내성연관 유전자의 종류가 많지만 기존 검사시약은 2~3개만을 검사하고 있어 내성검출 민감도가 다소 낮았다.

하지만 NGS을 이용할 경우 알려진 내성연관 유전자를 모두 분석할 수 있어 민감도가 높아진다. 검사정보가 축적되면 기존에 알려진 변이 이외의 새로운 내성기전을 규명할 수도 있고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반영하면 검사 정확성은 더욱 높아진다.

결핵균의 유전자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전장유전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을 시행할 수 있다. WGS를 시행하면 결핵균의 모든 유전자를 분석해 내성은 물론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결핵 전파를 이해하기 위한 분자역학적 분석에 유용하다.

향후 분자진단기법을 이용한 검사법이 기존 결핵검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분자진단검사는 Xpert와 같이 검사편의성이 높고 신속하게 진단이 가능한 검사법과 NGS를 이용한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법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진단기법을 비롯해 대량의 유전정보도 쉽게 분석할 수 있는 처리기법 등 첨단기술 발전이 전 세계적으로 결핵 퇴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 0

0 / 300
헬스경향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인기 영상

댓글 0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인기뉴스 더보기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댓글 입력 폼
0 / 300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