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나 하나쯤이야?’…호주서 배운 자연환경과 인간건강

헬스경향 2019.09.09 17:53

어느 날 메일함을 열어 확인해보니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기고한 호주체험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를 자신의 경험에 맞춰 풀어쓴 글입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현지에서 느낀 바를 성실하게 조사하고 진솔하게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또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을 한 번쯤 짚어봐야한다는 생각에서 게재를 결정했습니다. 자연환경과 인간건강의 연관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욱 자연을 보호해야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편집자 주>

천안 불당중학교 1학년 박세정
천안 불당중학교 1학년 박세정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을 맞아 계절이 반대인 호주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처음 공항에 내리자마자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한마디는 “따갑다”였습니다. 당시의 호주 평균기온은 14도~24도 사이였는데도 말이죠.

이곳은 겨울인데도 햇볕이 뜨거운 것을 넘어 불편할 정도로 따갑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현지에서 확인해보니 실제로 우리나라의 햇빛에 비해 약 5배 정도 따갑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학기 중 호주 학생들의 교복차림을 보니 항상 모자를 쓰고 자주 선크림을 덧바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호주의 자연환경에 따라 학생들을 보호하는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부러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강렬한 자외선의 영향 탓으로 호주 노인의 2/3가 피부암에 걸린다고 합니다. 제게 있어 조금 생소한 피부암이 무엇이지 궁금해 찾아보니 단어 그대로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라고 합니다. 피부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자외선으로 오랜 시간 피부에 축적돼 결국 암을 발생시키는 DNA를 변형시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자외선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그렇다면 따가웠던 햇볕이 왜 문제가 되는지 궁금해 근처 도서관에서 조사를 해봤더니 문제의 원인은 바로 과학시간이 배었던 ‘오존층’이었습니다.

사실 오존층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현상이 문제였습니다. 오존층의 파괴원인은 냉매제나 스프레이에 사용되는 프레온가스, 석유로 생산되는 물질(플라스틱 등) 때문에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차량매연으로 인한 이산화질소 등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생태계파괴, 지구온난화, 넘쳐나는 쓰레기 등 다양한 것들이 오존층 파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그동안 자연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부분에 있어 부끄러움을 넘어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또 자연환경과 인간건강이 이처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은 제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호주에서 생활하는 동안 친환경차 및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했던 일회용품, 스프레이, 비닐봉지 및 플라스틱사용 등을 자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불편했지만 자연을 보호해야한다고 생각하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남극에 오존층구멍이 커지면서 남반구인 호주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 햇볕이 특히 따가운 것이었고 이 때문에 최근 호주에는 ‘비거니즘’이라는 신풍속이 생겼습니다.

비거니즘이란 단순한 채식주의 실천을 넘어 자연과 동물, 재활용 등 삶의 습관까지 포괄하는 개념인데요. 대부분의 메뉴판에 비건메뉴가 따로 표시돼 있고 음식뿐 아니라 스킨케어, 의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비건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히 자연보호를 위한 소극적인 실천을 넘어 적극적인 행동으로 확산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비거니즘이 대중화돼 훗날의 환경에 대비하는 운동이 확산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생겼습니다.

또 따가운 자외선 탓에 호주 현지인들에게 자외선차단제는 필수품인데요. 제가 본 호주사람들이 쓰는 자외선차단제는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자외선차단제와 달라 보였습니다.

선크림을 바른 호주 사람들의 얼굴은 유독 피부가 하얗게 들떠 보이더군요. 그래서 조사를 해보니 이를 백탁현상이라고 합니다. 자외선차단제는 크게 유기자차와 무기자차로 분류되는데 유기자차는 화학적 차단으로 백탁현상이 없고 발림성이 좋지만 피부와 환경에는 좋지 않고 무기자차는 물리적 차단으로 백탁은 있지만 피부와 환경에는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굴이 하얗게 들뜬다는 생각에 무기자차를 잘 사용하지 않는 반면 호주사람들은 거의 무기자차를 사용합니다. 얼굴이 하얗게 되면 처음에는 창피할 수 있지만 모두가 함께 사용하면 그것이 트렌드가 될 수 있고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무기자차 자외선차단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호주생활을 통해 호주 정부와 호주인들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함께 어울려 사는 자세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현재 세계는 무분별한 토지개발, 산업화로 인한 어마어마한 쓰레기, 그로 인한 육해공을 넘나드는 자연오염, 생태계 파괴 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죄의식을 갖고 자연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마음자세를 본받아 환경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생각됩니다.

‘지구전체의 문제니까 내가 혼자 어떻게 한다고 달라지겠어?’ 또는 ‘에이,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이럴 때일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이 생활 속에서 작게나마 환경보호를 실천하기 시작한다면 마치 나비효과처럼 상상이상의 자연환경과 함께 건강까지 선물로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호주여행은 왜 제가 종이컵이 아닌 텀블러를 사용해야하는지, 왜 무기자차 자외선차단제를 써야하는지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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