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왔다. 친척들과 오순도순 모여 앉아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소홀할 수 없다. 나에게 오늘도 주어진 1분 1초가 최고의 보물이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당신,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고단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줄 ‘혼라이프’ 차박 캠핑을 떠나자.
‘차박’의 기본은 준비에 있다. 제일 중요한 준비물은 바로 ‘자동차’다. SUV와 RV 차량 또는 오토캠핑을 즐긴다면 소형 캠핑카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중형급 SUV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차박이 가능하다. 브랜드에 따라 뒷좌석 폴딩이 가능한 세단 차량도 있지만 취침 말고는 다른 행위를 하는 데 제약이 있다.
자동차를 준비했다면 계절, 목적지를 고려해야 한다. 같은 여행지라도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이후 트렁크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한 에어매트, 침구류, 취사도구, 차량용 텐트를 챙겨 목적지로 가면 된다. 또 차박지 근처에 화장실 등의 편의 시설이 근처에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더 이상 어려운 건 없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날 ‘의지’만 있다면 준비는 끝난다.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만리포 해수욕장 노지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캠핑카를 끌고 노을 진 바다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찾는 캠핑족들이 많다. 과거 기름 유출 사고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운치 있는 모습을 맘껏 뽐낸다. 태안에서 서쪽으로 12㎞ 지점에 위치한 만리포 해수욕장은 대천 해수욕장·변산 해수욕장과 더불어 서해안 3대 해수욕장 중 하나로 손꼽히며 북쪽으로 이어져 있는 천리포해수욕장과 함께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명소를 이룬다. 먼 길을 달려온 만큼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차박을 하는 것도 힐링이 된다.
◆ 안면도 방포항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안면대교를 건너면 꽃지해수욕장 옆 ‘방포항’이 나온다. 작은 항구지만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항구 옆 방포방파제에서 차박을 하면 잔잔한 파도소리가 들려와 숙면에 도움을 준다.
안면도의 중심지인 안면읍내가 가까운 것도 이곳에서 캠핑을 할 이유 중 하나다. 방포항에 도착하기 전 안면읍 수산시장에 들러 간단하게 수산물과 주류를 구입해 먹으면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과음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거다. 차박지 근처에 바닷물이 있는 만큼 날씨변화와 조석의 변화를 잘 파악해야 한다. 취기에 이끌려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도 삼가야 한다. 또 숙박 시설에 비해 차량 내부가 좁아 날씨가 더운 날에는 취기가 금방 올라 이튿날 숙취에 시달릴 수 있다. 안전과 힐링을 동시에 챙긴 즐거운 차박이 되길 바란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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