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부채 10년간 두배…만기 몰린 내년 '적색등'

이데일리 2019.09.12 13: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신흥국 외화표시 부채가 지난 10년여 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부채상환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몇차례 해본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를 시작으로 아시아로까지 부채 문제가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국제금융센터와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 총부채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69조1000억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이후 약 2.5배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도 166%에서 216%로 뛰었다. 부채 만기가 2020년과 2021년에 집중돼 있는데다 경기둔화, 달러 강세 등과 맞물리면서 상환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 중 외화표시 부채는 올해 1분기 8조5000억달러로 2009년 4조7000억달러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GDP 대비 외화부채 비율은 55%에서 60%로 증가했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화부채는 많지 않지만, 내년과 후년 상환부담은 상당하다. 2021년 말까지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할 신흥국 외화부채는 총 13조달러로 2025년까지 상환해야 할 부채의 48%에 달한다. 13조달러 중 기업부문이 60%, 금융부문과 정부부문이 각각 28%, 12%를 차지한다.

상환규모는 중국이 3500억달러로 최대지만 외환보유액 대비 비율은 남아공이 69%로 가장 높고 칠레도 62%에 달한다. 터키(45%), 인도네시아(41%), 멕시코(36%), 아르헨티나(32%) 등도 상당하. 이들 국가는 올해 자국통화 약세 정도가 심했던 나라로 그만큼 외화표시 부채 상환 부담도 커진 상태다. 올해 7월 이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무려 32% 절하됐다.

앞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국 통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업 실적 악화로 이자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 원자재 수출국과 경상수지 적자국을 중심으로 부채상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GDP 대비 총부채 비중이 높고 경상수지 적자인 상태다.

한국의 경우 GDP 대비 외화부채 비율이 2009년 58%에서 올해 1분기 43%로 줄었고, 외환보유액 대비 3년 이내 만기되는 외화부채 비율이 17%로 비교적 견실한 상태다. 다만, 올 들어 원화가 9% 떨어지는 등 여타 국가에 비해 원화 절하폭이 큰 만큼 환차손 위험에는 노출돼 있는 상태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현재 중남미 지역이 취약하지만 향후 시차를 두고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아시아 지역으로 부채문제가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곤란하다”며 “외환보유액 대비 3년 이내 만기도래 외화부채 비율이 높고 환율 절하, 경상수지 적자 폭이 큰 국가를 중심으로 부채 추이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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