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체인지업…한 번 쉬고 완벽해진 류현진의 부활투

돌아온 체인지업…한 번 쉬고 완벽해진 류현진의 부활투

스포츠경향 2019-09-15 13:39:00 신고

류현진(32·LA 다저스)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다시 환하게 솟아올랐다. 한 번 쉬어 힘을 비축하고 돌아오더니 다시 ‘괴물’의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15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안타 6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2.45였던 평균자책을 2.35로 낮춘 류현진은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0-0으로 맞선 8회 마운드를 넘겨 시즌 13승에는 또 실패했다. 다저스는 결국 0-3으로 졌다. 그러나 미국 진출 이후에도 하지 않던 불펜피칭도 해보고 머리카락도 밝게 물들여 분위기를 바꾸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승리보다 귀한 부활투로 다시 ‘경쟁’의 힘을 얻었다.

지난 4경기 연속 부진했던 류현진은 8월12일 애리조나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12승째를 거둔 이후 5경기 만에 다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압도적인 힘이 있었다.7회까지 90개로 투구 수를 관리하며 그 중 61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체인지업의 위력을 되찾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류현진은 최근 부진의 원인을 체인지업 제구에서 찾았다. ‘광속구 투수’들이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이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최고 150㎞ 빠른 공에 완벽하게 제구할 수 있는 체인지업을 가졌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이 좋은 날 류현진은 늘 최강이 된다. 그러나 8월 중순부터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위력이 뚝 떨어졌다.

류현진은 결국 가장 큰 무기인 체인지업의 힘을 되찾고 부활했다. 이날 90개 중 39개를 속구로 던진 류현진은 28개를 체인지업으로 택했다. 오른손타자들이 가득한 메츠 타선을 상대하며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으로 몸쪽을 공략했다. 특히 초반 집중적으로 체인지업을 선보였다. 3회까지 9타자를 잡는 동안 5개의 아웃카운트를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해 잡아냈다. 한 바퀴 타순이 돌자 3회부터는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었다. 여러 구종이 섞이기 시작하자 메츠 타자들의 방망이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도 헛돌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출발한 류현진은 이날 단 2명의 타자만 출루시켰다. 2회 2사후 로빈슨 카노와 3회 2사후 아메드 로사리오를 안타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실점하지 않았고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특히 중심타선을 상대한 7회말 1사후에는 4번 피트 알론소와 5번 윌슨 라모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끝까지 힘을 보였다. 라모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3구째는 시속 91.8마일(약 148㎞) 직구였다.

결국 한 번의 휴식이 류현진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놨다.

8월18일 애틀랜타전에서 5.2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고 4실점하며 시작된 류현진의 부진은 지난 5일 콜로라도전에서 4.1이닝 3실점으로 3경기 연속 조기강판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류현진은 9일 동안 쉬었다. 류현진은 152이닝을 던진 2014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어깨와 팔꿈치 부상 전력 있는 류현진의 후반기가 전반기와 너무 다르자 체력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류현진은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계속 등판했으나 결국 4경기 연속 부진 뒤 휴식을 받았다. 그리고 단 한 번의 휴식으로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5경기 만에 되찾은 호투는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과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류현진은 압도적이었던 1점대 평균 자책이 지난 4경기 사이 2점대로 뛰어오르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급격하게 밀려났다. 그 사이 최우선 순위로 떠오른 투수가 디그롬이다. 팀 지원을 받지 못해 9승8패에 머물고 있는 디그롬은 평균자책 3위로 류현진의 뒤를 바짝 따라붙으며 탈삼진(239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시즌 사이영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정면격돌한 이날, 디그롬도 7이닝 3안타 8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현지언론도 명품 투수전으로 극찬한 이날 류현진은 101개를 던진 디그롬보다 더 적은 투구수로 7이닝을 소화했고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놓지 않은 사이영상 경쟁력을 입증했다. 2.70이었던 디그롬의 평균자책은 2.61로 낮아졌으나 류현진 역시 평균자책을 낮추며 리그 1위를 유지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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