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처럼 느린 백스윙... 임성재는 어떻게 PGA 신인왕에 올랐나

박인비처럼 느린 백스윙... 임성재는 어떻게 PGA 신인왕에 올랐나

한국스포츠경제 2019-09-15 17:53:41 신고

임성재가 지난 12일(한국 시각) 사상 최초 아시아 국적 신인상(아널드 파머상) 수상자가 됐다. /스포티즌 제공
임성재가 지난 12일(한국 시각) 사상 최초 아시아 국적 신인상(아널드 파머상) 수상자가 됐다. /스포티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임성재(21)는 올해 ‘아이언맨’과 같은 시즌을 보냈고, 시즌 내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제이 모나한(49)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가 12일(이하 한국 시각) 사상 최초 아시아 국적 신인상(아널드 파머상) 수상자 임성재(21)를 두고 한 말이다.

◆우승 없지만, 압도적인 ‘꾸준함’ 과시

임성재는 올 시즌 무려 35개 대회에 출전해 ‘철인’의 면모를 과시했고, 26차례나 컷을 통과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때 기록한 공동 3위이지만, ‘톱20’ 진입 횟수는 14차례에 이를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냈다. PGA 투어에서 무관의 신인상 수상자는 2015년 대니얼 버거(26ㆍ미국) 이후 임성재가 4년 만이다.

임성재는 9개 대회 출전해 우승 1회 ‘톱20’ 4회의 콜린 모리카(22), 26개 대회에 나서 우승 1회 ‘톱20’ 5회의 캐머런 챔프(24), 8개 대회 출전에 우승 1회, ‘톱20’ 2회를 기록한 메슈 울프(20ㆍ이상 미국) 등 경쟁자들보다 꾸준함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PGA 2부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석권한 임성재는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다. 2부 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 다음 시즌 1부 투어 신인상을 차례로 받은 선수는 1997년 스튜어트 싱크(46ㆍ미국) 이후 올해 임성재가 처음이다.

◆느린 백스윙, 정교한 스윙의 시발점

임성재가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정교한 아이언 샷이다. 드라이버 샷과 퍼트의 연계 과정인 아이언 샷이 워낙 날카롭다 보니 경기를 보다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그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95.9야드로 투어 81위에 올라 있다. 장타보단 아이언 샷과 퍼트의 정교함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정교함은 스윙의 효율에서 나온다. ‘골프여제’ 박인비(31)처럼 백스윙 속도가 느린 게 특징이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해왔다. 어떻게 힘을 공에 잘 전달할까 혼자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찾아낸 스윙 리듬이다”고 말했다.

임성재의 백스윙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톱에서부터 임팩트 순간까지의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빠르다. 몸통 회전과 꼬임이 강하게 이뤄지면서 예열된 힘이 여과 없이 공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놀이기구 자이로드롭이 올라갈 때 천천히 올라가다가 일정 시점에서 잠시 정지한 후 급격히 떨어지며 임팩트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임성재는 다운스윙의 포지션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몸통의 궤적과 클럽, 지면 각도 등도 철저히 계산한다. 아이언이 지면과 평행을 유지하고 몸이 좌우로 벗어나지 않는 것은 ‘임성재표 아이언 샷’의 철칙이다.

◆임성재 “새로운 시즌엔 우승 기대”

나이는 어리지만, 각국의 투어를 두루 거친 경험도 PGA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충북 청주에서 출생해 중, 고교 시절 충남 천안 골프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운 그는 한국체대에 재학 중이다. 2014년부터 2년간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5년 프로로 전향해 그 해 10월 한국프로골프(KPGA) 2부인 챌린지 투어 12회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듬해 1부 투어인 코리안 투어로 발을 들였다.

2016년부터 2년 동안은 한국과 일본 무대를 오가며 양국에서 준우승을 수확했다. 2018년 미국 진출 첫해 2부 투어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른 후 올해 1부 투어에 입성해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을 거머쥐었다.

임성재는 “매 대회 유명하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물론 아직까지는 매 대회 출전 때 신기하고 설레는 기분이 든다”며 “새로운 시즌에도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기회가 생기면 꼭 우승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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