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이 디셉션에 도움?…특급 불펜 조쉬 헤이더의 ‘비밀 전략’

장발이 디셉션에 도움?…특급 불펜 조쉬 헤이더의 ‘비밀 전략’

스포츠경향 2019-09-17 16:22:00 신고

야구 선수들이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은 단지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라든가, ‘야구가 잘 되기 바라는 마음’ 뿐일까.

긴 머리, 특히 투수들의 긴 머리는 기분상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야구를 잘 하기 위한 ‘비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찰랑이는 긴 머리가 타자들의 시야를 방해하는, 그래서 투수의 공이 더욱 늦게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MLB네트워크는 밀워키의 특급 좌완 불펜 투수 조쉬 헤이더의 투구 스타일을 분석했다. 헤이더는 공을 던지는 왼팔이 조금 늦게 돌아나오는 독특한 투구폼으로 100마일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린다. 모든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지만 좌타자들이 특히 어려워 한다. 공을 감추는 능력인 ‘디셉션’이 좋기 때문이다.

헤이더의 ‘디셉션’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헤이더가 목덜미까지 기르는 머리카락이다. MLB네트워크가 헤이더의 투구 영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헤이더의 왼손은 투구때 머리 뒤쪽에서 돌아나오는 스타일인데, 손이 머리에서 막 나오려고 하는 순간 헤이더의 찰랑거리는 긴 머리가 목덜미 옆에서 흔들리면서 공을 쥐고 있는 손을 또 가린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타자들은 그만큼 공을 늦게 볼 수밖에 없다.

MLB네트워크 해럴드 레이놀즈는 “손이 뒤에서 돌아나와 눈에 보이기 시작할 때 타자들은 직구인지, 브레이킹 볼인지 판단을 해야 한다. 헤이더의 머리카락이 그 순간을 늦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진행하는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 역시 “맞다. 머리카락이 투수의 디셉션을 유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헤이더 뿐만 아니라 긴 머리를 찰랑이는 투수들은 실제 디셉션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잭 그레인키는 다저스에서 뛰던 2015시즌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면서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그레인키의 그 해 평균자책은 1.66이었고 당시 그레인키는 목덜미 뒤까지 내려오는 ‘장발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다만, 긴 머리가 항상 투수에게 유리함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머리가 지나치게 길고 이 무게가 무거우면 몸의 회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머리카락 때문에 머리까지 흔들리면 오히려 문제다.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은 “머리카락이 짧으면 구속이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2018시즌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리고 실제 엄청난 투구와 함께 사이영상을 따냈다. 디그롬의 속구 평균구속은 실제로 2017년 95.8마일에서 2018년 96.7마일로 늘었고 올시즌에는 97.2마일로 더 늘었다. 물론 구속 증가가 순전히 머리카락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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