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다양한 종류의 지방이 있다. 이 중 비만과 관련된 지방은 대표적으로 중성지방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비만과 관련된 지방을 색깔로 구분해서 백색지방과 갈색지방이 등장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백색지방은 살을 찌우는 지방이고 갈색지방은 살이 빠지게 하는 지방이다. 백색지방은 에너지를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해 놓기 때문에 지나치면 비만을 유발한다. 반면 갈색지방은 에너지를 소비해서 태우는 지방으로 많을수록 살이 빠진다.
백색지방과 갈색지방의 색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미토콘드리아 때문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동물의 세포 안에 존재하면서 에너지를 생성해내는 일종의 정상적인 세균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색이 갈색이다. 그런데 백색지방에는 거의 없고 갈색지방에는 많다. 따라서 갈색지방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서 갈색을 띤다.
갈색지방의 역할은 사실상 미토콘드리아의 역할과 같다.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열을 발생해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추위에 노출될수록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갈색지방의 활성도 좋아지게 된다. 심지어 그러한 과정에서 백색지방이 갈색지방으로 바뀌기도 한다.
갈색지방은 원래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서 체온조절이 어려운 갓난아이일수록 많고 체온조절능력이 생긴 성인일수록 적다. 또 추운 환경에서는 수가 늘어나고 따뜻한 환경일수록 줄어든다.
온도를 활용해 갈색지방을 늘리는 가장 무난한 방법으로는 실내 온도를 19℃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약간 서늘한 정도의 온도도 갈색지방을 늘린다. 반면 쾌적하다고 느끼는 24℃에서는 체지방 변화가 가장 적고 따뜻하다고 느끼는 27℃에서는 갈색지방의 양이 줄어든다.
극저온에 수분간 노출시키는 방법도 있다.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가 바로 그것이다. 크라이오(cryo)는 냉각을 의미한다. 이 방법은 영하 120~180℃의 온도에 약 3분간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때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갈색지방을 활성화시켜서 결과적으로 칼로리 소모량을 늘려 살이 빠지게 한다.
비슷한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얼음조끼도 있다. 얼음주머니가 달린 조끼를 입는 것만으로 신체를 낮은 온도에 노출시켜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단지 얼음조끼를 입고 생활하는 것만으로 체중감량효과가 나타난다. 얼음조끼는 NASA의 한 과학자가 발명했다고 한다.
문제는 극저온에 신체를 노출시키는 다이어트 방법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는 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주의해야한다. 갑자기 찬 자극에 노출되는 경우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되면서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장마비나 뇌출혈 같은 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동상은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크라이오테라피는 3분 정도 노출되기 때문에 동상에 의한 조직손상은 생기지 않는다. 밖으로 빠져 나와 곧바로 체온을 회복할 수 있다. 얼음조끼 또한 주로 복부 위주로 찬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에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말초에 생기는 동상은 그렇게 걱정할 것 없다.
위와 같은 다이어트 방법이 실제로 효과적이라면 더운 여름보다는 가을이나 겨울이 다이어트에 제격일 것 같다. 단 실내 온도를 너무 덥게 하지 않고 실외에서도 너무 두껍게 옷을 입지 않는다면 말이다. 혈관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없다면 가을철 찬바람에 몸을 맡겨보자. 으슬으슬거리면 살이 빠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