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고령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젠 고령화사회를 넘어서 2018년 11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생교육기관에서도 점차 증가하고 점차 길어지는 노년층의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실버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서부평생교육원에서도 배움의 시기를 놓친 비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교육을 비롯해서 실버영어, 실버컴퓨터, 건강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일주일 내내 참여하는 분들도 많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을 가지는 것인 만큼 교육원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 못지않게 열정과 활력이 넘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의 노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본다. 행복하고 삶의 여유를 즐기는 아름다운 노년일 수 있을까. 상상 속의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이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누구든지 자연의 섭리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파릇파릇하던 젊은이도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리는 날이 올 터인데, 어떻게 해야 아름다운 노년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기가 누구한테나 다가오기 마련이다.
키케로는 ‘노년에 관하여’에서 80대인 정치가 대(大) 카토의 입을 빌려 30대의 소(小) 스키피오와 라일리우스에게 노년의 짐을 견디는 비결을 알려주고 있다.
‘노년에 관하여’는 로마 최고의 웅변가이자, 문인이며 로마의 최고 정치 지도자인 콘술을 역임한 키케로가 정치에서 은퇴하고 쓴 ‘노년과 죽음’에 대한 고전이다. 고전인 만큼 비록 기원전 44년경에 쓰여졌지만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 시대의 노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단편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키케로는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노년이 되면 첫째로 일을 할 수 없게 하고, 둘째는 체력이 약해지며, 셋째는 쾌락을 즐길 수 없고, 넷째는 죽음이 멀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정리하고 이 네 가지 이유에 대해서 명쾌한 반론을 펼치며, 늙음과 죽음이 인간에게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가를 간단명료하게 전한다.
물론 지금과는 시대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키케로의 말에 모두 동의하기는 무리겠지만 분명한 것은 늙어가는 자신을 돌아보고 준비할 필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늙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서글픈 일일 것이다. 그러나 포도주가 오래될수록 더 깊은 맛을 내듯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원숙함이 더해지는 노년기를 즐겁고 멋진 시기로 가꿀 수 있다.
“내가 죽음에 점점 다가가는 것은 마치 오랜 항해를 한 뒤 육지를 바라보면서 마침내 항구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지...(중략) 만약 어느 신께서 노인인 나를 다시 어린이가 되게 하시어 요람에서 울게 허용해주시더라도 나는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네. 마치 경주장에서 결승선으로부터 출발선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나는 진실로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네”라는 책 속의 대(大) 카토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려면 지금 현재를 최선을 다해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윤민경(충청남도교육청서부평생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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