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트랙육상대회] 팽팽한 긴장감과 감동·탄성·환호…트랙육상 매력에 빠지다

[동호인트랙육상대회] 팽팽한 긴장감과 감동·탄성·환호…트랙육상 매력에 빠지다

스포츠경향 2019-09-22 11:24:00 신고

400m 정식 트랙. 100분의 1초까지 재는 사진 판독기. 출전선수 명단 및 기록 전광판 게시, 전광판을 이용한 레이스 중계, 전문 육상 심판진과 운영진 배치, 제대로 된 시상식까지.

지난 21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는 흥미로운 육상대회가 열렸다. 전문 선수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진행된 트랙 육상대회다. 마라톤에 치우친 국내 육상 시장을 트랙으로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대회다. 생소한 트랙 경기였지만 참가한 동호인들은 재밌고 흥미로워했다. 모두 자신이 마치 전문 단거리 선수가 된 마냥 진지했고 뿌듯했다.

이번 대회에는 100m, 400m, 800m, 1500m, 4X400m 믹스트 릴레이가 열렸다. 성별, 연령대별로 나뉜 동호인 200여명이 1인당 1~2개 종목씩 출전했다. 참가비는 1만5000원이다. 마라톤 동호회 소속, 러닝 클럽 소속 회원들이 다수였는데 개인적으로 참석한 동호인도 20% 정도 됐다. 1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고 외국인도 3명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100m, 400m에서는 스타팅 블록이 사용됐다. 스타팅 블록을 처음 써본 동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레이스에 앞서 스타팅 블록을 사용해보며 적응력을 높였다. 출전자 중 적잖은 사람들은 개인 스파이크를 신고 뛰기도 했다. 단거리, 중거리 트랙 대회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는 뜻이다.

100m 남자에서는 김요섭씨(26)가 최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기록은 11초60이다. 김 씨는 “고등학교 때 뒤늦게 육상을 시작해 400m를 주 종목으로 뛰었다”며 “마라톤을 뛰고 싶어서 준비하다가 트랙 대회가 있다는 걸 알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현재 강원도 양구 303 경기연대 17관리대대에서 병장으로 군복부를 하고 있다.

여자 100m에서는 김주희씨(23)가 14초02로 전체 1위가 됐다. 김씨는 원러닝클럽(ORC) 회원이다. 김 씨는 “초등학교 때 100m와 멀리뛰기 선수로 활약했다”며 “학창 시절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마음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400m 종목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출전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전력으로 한바퀴를 돌아 순위를 결정하는 만큼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스타트라인과 피니시 라인이 같아 주목도도 높았다. 이곳에서 지인들, 동호인들이 펼치는 응원전도 재미났다. 골인을 앞두고 선수들이 펼치는 막판 순위 싸움은 탄성과 환호를 자아냈다. 800m와 1500m에는 50, 60대 마라톤 동호인들의 출전이 두드러졌다. 72세 이윤직씨가 1500m를 8분8초에 완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출전선수 명단, 개인별 순위와 기록이 대형 전광판에 곧바로 게시됐다. 레이스가 끝난 뒤에는 정식으로 시상식도 진행됐다. 선선한 가을날씨와 밝은 조명 속에 레이스부터 시상식까지 모든 순서가 동호인이 쉽게 접하기 힘든 경험들이다. 폐막식에서 ‘재미있었냐’는 사회자 질문에 큰 소리로 “네”라며 환호하는 동호인들의 반응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대회는 경기도체육회가 후원하고 부천육상연맹, 경향신문이 공동 주관했다. 주최 측은 평생 달리자는 뜻으로 ‘Be life ruuner’을 메인 캠페인으로 정했다. 주최 측은 캠페인 취지에 맞춰 365일 뛴다는 의미로 제작된 ‘라이프 러너 배지’를 참가자 전원에게 나눠줬다. 이밖에 기념 메달, 스포츠 젤, 렌턴, 트레드 밀 등이 기념품 또는 경품으로 주어졌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도 대회장을 찾아 동호인을 격려했다.

노문선 부천육상연맹 회장은 “동호인들이 즐겁고 흥미롭게 레이스하는 것을 보고 트랙 육상대회 발전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내년에는 필드 종목도 포함된 제대로 된 트랙대회를 4~5회 정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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