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할렘의 원조 하를렘(Harrlem)

투어코리아 2019.10.07 10:37

 

여행 전 네덜란드에 거주하셨던 분을 만날 기회가 있어 이야기를 들어보니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같은 큰 도시보다 작은 마을이 더 네덜란드에 가깝고 아름답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하긴 도착 첫 날 잔세스 칸스에 다녀와보니 나 역시 그 이유를 절로 알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교외로 나가는 그 길에서부터 시야는 물론 마음까지 편안해졌으니까.

 

* 근교도시 여행 당일치기 여행으로 추천!

신선한 공기와 향기에 온몸을 맡기고 느릿느릿 걸어 다니던 기억. 마지막이 언제였을까, 너무 까마득했다.

마침 네덜란드에는 암스테르담 주변으로 작지만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이 있었다. 유명 건축물들로 잘 알려진 ‘로테르담’이나 우리나라에선 고종의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안타까운 곳 ‘헤이그’, 그 외에도 볼렌담, 마르켄, 라이덴 등 모두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최장 3~4시간도 걸리지 않아 당일치기 여행으로 안성맞춤이었다.

▲ 하를렘 기차역

하를렘, 과거 네덜란드로의 시간여행

그 중에서 우리 가족의 마음이 기운 장소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하를렘’, 영어식 발음으로는 ‘할렘’이라고 불리는 곳. ‘엇? 할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지명인데?’

맞다. 미국 뉴욕의 빈민촌으로 잘 알려진 곳의 이름도 할렘인데, 그 할렘이 바로 이 하를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모랐을 거다.

흥미롭게도 사실 미국 뉴욕 땅을 처음 밟았던 이들은 네덜란드 인들이었고, 그들은 이 지역을 자신들의 고향 이름을 따서 ‘뉴암스테르담’ 그리고 뉴암스테르담의 어느 한 동네를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서 깊고 부유한 도시 였던 ‘하를렘’이라 불렀단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이 미국 땅을 차지하게 되면서 영국 요크에서 유래한 뉴욕으로 그 이름은 바뀌게 되고, ‘하를렘’은 ‘할렘’으로 남게 된다.

 

하를렘은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 7세기 경 시작된 도시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해있는데 암스테르담과 하를렘을 잇는 기차도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구간이란다.

과거의 네덜란드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도시 자체도 시대극을 다룬 영화의 세트장처럼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정말 작다. 오후 1시쯤 도착해서 마을을 크게 한 바퀴 돌고 카페에서 차도 한잔 마셨는데 3시. 고대 예루살렘의 모습을 본 따서 만들어졌다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의 모습도 그 때 당시와 비교해서 크게 변화하지 않았단다.

▲ 하를렘 성바보성당

특별히 구경거리가 있는 곳도 아니다. 다만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보니 20세기 초반에 지어졌다는 하를렘 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 긴 긴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건물들도 전반적으로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나 가장 오래된 다리 등 도시 전체가 마치 타임 슬립 박물관에 들어온 느낌을 자아냈다.

▲ 하를렘 중앙광장

* 여백의 미에 감성 충만!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성 바보 교회는 그나마 하를렘에서 몇 안 되는 관광지인데, 그 이유는 모차르트와 헨델이 연주했다는 교회 파이프 오르간에 있다.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했던 월요일엔 교회가 문을 닫아서 이것마저도 패스! 하지만 어쩐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무것도 구경한것이 없다는 게 속상하지 않았다.

▲ 하를렘 중앙광장

이 분위기 있는 작은 도시를 걸으며 이미 마음은 교회에서 매주 예배를 봤던 그 누구보다 더 충만해졌기 때문일 테다. 이런 게 바로 요새 유행한다는 여백의 미를 찾는 여행인가?

중앙 광장 카페에 앉아 이마에 찬란한 직사광선과 함께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던 그 때, 유서 깊은 성 바보 교회의 종소리가 뎅뎅 울리며 옆에서 커피를 홀짝이던 남편이 말했다. “이건 여백의 미 정도가 아니라 정점이야, 우리 인생도 오늘이 정점인 거 같다야.” 쉬운 사람 같으니라고.

 
 

 


글·사진 이경아 해외통신원  tournews21@naver.com
<저작권자 © 투어코리아 & 투어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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