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눈물의 리허설]①두달 앞인데…中企 '시행 연장 절실'

이데일리 2019.10.10 04:30

[이데일리 강경래 김호준 기자] 충남 천안에 있는 전자부품업체 A사는 올 하반기부터 주52시간제 예행연습에 들어갔다. A사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생산직 직원 70여 명이 상반기까지는 주·야간 2교대로 하루 12시간씩 근무했었다. 그러나 7월부터는 3교대로 전환해 1인당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조정했다. 부족한 인력은 인근 용역회사에서 20여 명을 충당했다.

A사 대표는 “외주 인력까지 활용해 3교대를 실행한 결과 3분기에만 인건비가 1억 원 정도 추가로 들어갔다. 연간으로는 4억 원인데 이는 지난해 순이익의 20%에 달한다”며 “하지만 불량률은 오히려 10% 이상 높아졌다. 줄어든 근로시간을 맞추기 위해 갑자기 인력을 늘리니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내년부터 주52시간제 적용 대상이 확대되는 가운데 300명 미만(5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연장근로를 포함해 주당 52시간으로 단축된 근로시간을 지켜야 하는 만큼, 대응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52시간제 시행에 대해) 경제계 우려가 크다. 탄력근로제 등 보완입법의 국회통과가 시급하다”고 당부했다.현재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법안(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주52시간제 시행 연장을 위한 법안(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주52시간제는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근로자 규모만으로 분류해 획일적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중소기업 CEO들은 업종과 관계없이 처벌을 피하려면 근로시간 단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4곳(39%)이 현재까지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준비를 못했다.

업계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함께 특별연장근로 확대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보다 앞서 주52시간제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아니면 최소한 처벌유예기간(계도기간) 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남 창원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 B사 대표는 “현대기아차 등 거래처의 내년도 생산계획이 올 연말 협력사들에 전달되고, 이에 맞춰 내년 초에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주52시간제에 맞춰 근무제를 바꾸면 향후 거래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때문에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300인 이상 사업장은 주52시간제 시행에 앞서 9개월간 계도기간을 부여했다”며 “300인 미만 중소기업 역시 관련 제도 시행을 늦추거나 계도기간 부여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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