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최지만의 '눈'은 또 다른 무기다

일간스포츠 2019.10.10 17:31

수준급 선구안을 자랑하는 최지만. 그의 `눈`은 저스틴 벌렌더를 상대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돋보였다.

수준급 선구안을 자랑하는 최지만. 그의 `눈`은 저스틴 벌렌더를 상대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돋보였다.


최지만(28 ·탬파베이)의 '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에서 선구안이 가장 뛰어났던 타자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다. 트라웃은 134경기에 출전해 볼넷 110개를 골라냈다. 전체 타석 대비 볼넷 비율이 18.3%. 규정타석을 채운 135명의 타자 중 1위였다.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라고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다.

그의 참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O-Swing%이다.  O-Swing%는 스트라이크존 밖 스윙 비율. 수치가 낮을수록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부정적인 건 아니다. 스트라이크존 밖 콘택트 비율인 O-Contact%가 높으면 큰 문제가 없다.

블라디미르 게레로(전 볼티모어) 같은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배드볼 히터'의 경우 O-Swing%가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준급 타자는 O-Swing%가 낮다. 그만큼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고 타석에 들어선다. 트라웃은 올해 O-Swing%가 20.5%로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18.8%)과 토미 팜(탬파베이·20%)에 이어 리그 전체 3위였다. 브레그먼은 올 시즌 41홈런, 팜은 3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내며 소속팀을 모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최지만의 선구안도 수준급이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올 시즌 O-Swing%가 24.1%이다.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리스 호스킨스(필라델피아·24%)에 이은 리그 15위 수준. 팀에선 팜 다음이다. 트라웃이 데뷔 첫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2015년 기록(23.8%)과 비슷하다. 2017년 이 수치가 35.3%까지 치솟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아가는 중이다. 메이저리그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남긴 의미 있는 이정표 중 하나다.

 


볼넷은 '덤'이다. 최지만의 전체 타석 대비 볼넷 비율 13.1%이다. 상위 16위에 해당한다. 487타석에서 볼넷 64개를 얻어냈다. 2할 6푼대 타율로 3할 6푼대 출루율을 올린 비결 중 하나다. 볼넷이 많으니 출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2일과 13일에 열린 텍사스전에서 총 7볼넷을 골라내며 구단 역사상 신기록인 10타석 연속 출루를 달성한 게 우연이 아니다.

지난 9일에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4차전에선 2타수 1안타 3볼넷 활약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했던 저스틴 벌렌더를 상대로 볼넷 3개를 끌어냈다. 벌렌더는 0-4로 뒤진 4회 2사 후 최지만에게 볼넷 허용 후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세 타석 모두 풀카운트 승부였는데 결정구로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볼을 모두 참아냈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선구안이 좋다. 공을 잘 골라낸다"며 "어이없는 공에 배트가 나가는 경우가 드물다. 지나치게 기다리거나 공을 본다는 느낌도 적다"고 했다. 이어 "볼카운트가 몰리면 공을 쫓아나갈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그게 큰 무기다. 이전에도 선구안이 나쁘지 않았는데 안정적으로 출전하면서 타석에서 잘 속지 않는다"고 했다.

최지만은 보완점도 뚜렷한 타자다. 정확도(통산 타율 0.248)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출루율 하나만큼은 확실한 강점이다.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바탕은 충분하다. 그에겐 '눈'이 또 다른 무기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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