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 평화롭게 내원하는 ‘고양이 친화병원’

헬스경향 2019.10.10 18:12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예전에는 공기 좋은 산골에서 장수했다면, 요즘은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고 병원 접근성이 우수한 도시에서 장수한다. 바야흐로 유병장수 시대다. 아플 때 바로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치료도 받으면 삶의 질을 잘 유지하면서 병을 관리하고 장수할 수 있다.

반려동물들에게도 유병장수 시대가 왔다. 문제는 고양이들은 동물병원에 내원할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가 개보다 심하다는 것이다. 오늘은 고양이의 내원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고양이 친화병원과 고양이 친화적 진료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고양이가 동물병원 방문할 때 생길 수 있는 잠재적인 스트레스는 다음과 같다. 1. 아프고 불편하다. 2. 마음대로 할 수 없다. 3. 평소와 다른 하루를 보낸다. (보호자의 수상한 행동, 금식 등) 4. 진동과 소음을 유발하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5. 이동장이나 진료실에서 도망갈 수 없다. 6. 이전 내원 시 부정적인 경험이 이미 있다. 7. 불쾌하고 낯선 사회적 경험을 하게 된다. (다른 개나 고양이를 대면하고 냄새를 맡게 됨) 8. 경험해보지 못한 핸들링을 겪는다. (검사, 치료 시의 보정) 9. 낯선 감각에 노출된다. (소독약 냄새, 청진기의 감촉 등)

영역 동물인 고양이가 집을 떠나 아프고 예민한 몸으로 동물병원에 내원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를 옆에서 고스란히 지켜보고 함께 하는 보호자의 스트레스와 안타까움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이런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고양이 친화병원 인증 프로그램(Cat Friendly Clinic Program: CFC)이다.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의 국제 인증 프로그램인 CFC는 동물병원을 내원할 때 고양이 친화적인 환경과 진료를 제공함으로써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그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느냐에 따라 골드, 실버, 브론즈 세 레벨의 인증을 받게 된다.

국내에는 이미 30여 곳이 골드와 실버 인증을 획득했다. 고양이 친화병원은 고양이 진료 경험이 풍부하고 이해도가 높은 수의사와 고양이 친화적인 핸들링을 잘 이해하는 스텝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고양이 진료에 적합한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고양이 친화적인 진료를 보기 위해 모든 직원이 지속해서 교육을 받게 된다. 동물병원에 도착해서 접수하고 진료 대기를 하는 동안에도 다른 개나 고양이가 이동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줘야 한다.

조용하고 다른 동물의 냄새가 나지 않으며 낯선 사람과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 장소에서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 입원치료를 받게 된다면 입원실은 당연히 개와 분리되어 있어야 하며 다른 고양이와 시선이 마주치지 않도록 입원장이 배치돼 있어야 한다.

고양이 입원장 안에는 편안한 잠자리와 숨을 수 있는 박스가 제공돼야 하고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반드시 고양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넣어줘야 한다. 고양이가 동물병원 진료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 이동장과 입원장에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집에서 사용하던 담요나 수건을 깔아주고 덮어주면 좋다.

우리 고양이의 주치의가 있는 동물병원이 고양이 친화병원이 아니라면 미리 진료 전에 상담을 받고 개 환자가 붐비지 않는 조용한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다. 꼭 고양이만 진료를 보는 동물병원이 아니더라도 고양이를 잘 이해하고 배려를 해주는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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