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무용단이 보여주는 전통춤의 매력…'허행초'

이데일리 2019.10.11 06:00

서울시무용단 ‘허행초’의 한 장면(사진=서울시무용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노란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나비의 날개짓에 이끌려 무대에 오른 노인이 손을 뻗어 춤을 추기 시작한다. 노인의 몸짓 위로 한국무용가 (1929~2002)의 생전 영상이 겹친다.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럽고 해학까지 함께 간직한 전통춤의 매력이 무대 위를 가득 채운다.

서울시무용단이 올 가을 전통춤 본연의 매력을 살린 ‘허행초’를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전통춤 시리즈로 처음 선보인 ‘동무동락’ 두 번째 공연이다.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허행초’는 조택원·송범을 잇는 신무용의 대가 최현의 춤으로 구성한 공연이다. 최현은 남성춤의 정체성을 지켜 낸 무용가로 2002년 타계하기 전까지 무용극·창극·마당극·뮤지컬·무용소품 등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안무했다.

공연은 최현의 춤 세계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최현의 춤은 전통적 소재 속에서 섬세한 여성미와 품격, 동양적 남성세계를 재현하려 한다. ‘동양문인화의 정신세계’라는 낭만적 춤세계관이 특징이다.

이를 잘 보여주듯 공연은 ‘군자무’ ‘신로심불로’ 등을 통해 최현의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는 과정을 그린다. 자유로운 나비를 꿈꾸었던 최현처럼 작품은 고운 선으로 ‘신명’ ‘흥과 멋’ ‘미얄할미’ ‘군자무’로 나비의 날갯짓을 그리다 그의 대표작 ‘비상’을 통해 한 마리의 고고한 학처럼 날아오른다.

서울시무용단 ‘허행초’의 한 장면(사진=서울시무용단).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은 최현에게서 춤을 사사했으며 최현우리춤원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 단장은 “이번 공연에는 최현 선생이 귀한 춤맥을 잇는다는 소중한 의미가 있다”며 “창작의 바탕은 전통이어야 하고 우리의 소중한 전통을 뿌리로 해 법고창신의 자세로 창작에 임한다면 세계를 감동시킬 춤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최현의 부인이자 최현우리춤원 고문인 한국무용가 원필녀가 작품고증과 지도를 담당했다. 국립무용단 ‘묵향’ 등에서 음악으로 참여했던 유인상 사단법인 민족음악원장이 이끄는 라이브 연주단이 풍성하고 현장감있는 음악을 선사한다.

서울시무용단은 올 상반기 창작무용극 ‘놋(N.O.T)’을 통해 서울시무용단도 한국무용의 현대화라는 새로운 변신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하반기 공연 ‘허행초’에서는 전통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로 서울시무용단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공연은 12일까지.

서울시무용단 ‘허행초’의 한 장면(사진=서울시무용단).
서울시무용단 ‘허행초’의 한 장면(사진=서울시무용단).

댓글 0

0 / 300

댓글 0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인기 영상

인기뉴스 더보기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댓글 입력 폼
0 / 300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