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개막]감독들의 인연이 코트 열기 불태운다

[V-리그 개막]감독들의 인연이 코트 열기 불태운다

일간스포츠 2019-10-11 06:12:57 신고

10일 열린 남자배구 2019~2020 도드람 V리그 미디어데이. 각 팀 감독들과 선수들이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정시종 기자

10일 열린 남자배구 2019~2020 도드람 V리그 미디어데이. 각 팀 감독들과 선수들이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정시종 기자


남자부 V-리그가 동기 동창생의 설전으로 포문을 열었다. 사령탑 사이 끈끈한 인연과 경쟁심이 레이스의 열기를 뜨겁게 만들 전망이다.

도드람 2019~2020 남자부 V-리그가 오는 12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리는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정규시즌 우승팀 대한항공의 대결을 시작으로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현대캐피탈의 통합 우승, KOVO컵 우승팀 대한항공의 트리플크라운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2강 구도를 견제하는 다른 다섯 팀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정지석(대한항공)과 전광인(현대캐피탈)의 최고 공격수 경쟁도 시즌 내내 눈길을 끌 전망이다. 리그 대표 세터의 신구 대결도 있다. V-리그에서 득점왕만 세 번 차지하며 삼성화재 왕조 시대를 견인한 가빈 슈미트는 한국전력 소속으로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역대 최단신(192cm) 외인 선수인 안드레스 비예나(대한항공)의 연착륙 여부도 주목된다.

시즌 중반에는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일정으로 인해 9일 동안 휴식기를 가진다. 대표팀 차출 선수의 체력 관리, 각 팀의 승수 관리도 시즌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왼쪽부터)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장병철 한국전력 감독

(왼쪽부터)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장병철 한국전력 감독


가장 큰 기대감을 모으는 흥행 요인이 있다. 사령탑 사이 끈끈한 인연이 매치업의 흥미를 배가할 수 있게 됐다. 최태웅(43) 현대캐피탈 감독과 인하사대 부속중, 고교에서 동기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실업과 프로 무대에서도 한 팀(삼성화재)에서 뛴 두 지도자가 사령탑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석진욱(43) OK저축은행 감독과 장병철(43) 한국전력 감독이다. 석 감독은 지난 4월, 김세진 전 감독이 자진사퇴하며 공석이 된 OK저축은행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리빌딩을 한국전력도 김철수 감독의 후임으로 수석 코치던 장 감독을 선택했다.
 
30년 지기, 동기생 3명이 나란히 현장 수장이 됐다. 미디어데이부터 애정과 승부욕이 공존하는 발언이 오갔다.
 
취재진이 두 신임 감독에게 맞대결에 대한 시즌 전적 예상 또는 목표 승수를 묻자 석 감독은 "최태웅 감독도 동기생인데 같이 답답하게 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최 감독은 "평소 모임에서도 물 귀신 작전에 능한 석 감독이 또 나를 끌어 들였다"며 맞받아치더니 "현대캐피탈과의 승부에서는 좀 봐달라"며 여유를 드러냈다.

석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과의 승부에서 항상 이기고 싶다"고 했다. 장 감독은 "지고 싶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4승2패를 노린다"고 했다. 동기들의 투지에 최 감독은 '선배' 사령탑다운 조언으로 응수했다. "(개막을 앞둔 이 시기는)잠도 오지 않을 것이다. 결과를 좋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소신을 갖고 끝까지 버티기 바란다"며 현실적인 당부를 전했다.
 
쑥스러운 분위기를 거부했다. 장병철 감독이 "워낙 오랜 시간 동안 함께 배구를 했기 때문에 눈빛만 서로의 의중을 아는 사이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그립다. 경쟁 관계지만 모두 잘 되길 바란다. 우정도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훈훈한 한 마디. 그러나 최 감독이 농담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항상 앞장을 선 탓에 책임질 일이 많았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말이다. 그러자 얘기를 듣던 석진욱 감독이 최 감독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최 감독은)항상 배울 게 많은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하는 멘트만큼은 배우고 싶지 않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줬다. 최태웅 감독은 작전 타임이나 공식 브리핑을 통해 '명언 제조기'로 통하고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선수가 아닌 감독 사이 유쾌한 설전은 드물다. 공식 석상에서 배구팬이 원하는 분위기에 부응한 모양새도 있다. 세 감독은 사석에서 오로지 배구 얘기만 나눈다고 한다. 도약이 필요한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정상을 노리는 현대캐피탈 모두 목표는 같다. 승리다. 세 팀의 대결은 항상 애정과 경쟁심이 공존할 전망이다. 배구팬은 즐겁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과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과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사령탑 사이 인연은 출신 소속팀을 매개로 확대된다. 신진식(44) 삼성화재 감독, 권순찬(44) KB손해보험 감독도 현역 시절에 세 감독과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설전을 보던 신 감독은 후배들을 향해 "리그 첫 맞대결에서 악수를 할 때 서로에게 어떤 말을 해줄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올 시즌도 '삼성맨' 사령탑 사이 대결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박기원(68) 대한항공 감독과 최태웅 감독의 '최고' 감독 경쟁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두 시즌 연속 팀을 챔프전으로 이끈 명장들이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스피드 배구와 서브 강화를 준비하며 이미 정상권에 있는 팀의 진화를 도모한다.

미디어데이 공식 행사가 진행되기 전에는 최 감독과 오랜 시간 동안 담소를 나눴다. "나보다 우리 팀 전력을 더 잘 알지 않느냐"며 여유 있는 농담을 던졌다. 때로는 뼈있는 견제도 했다. 최 감독도 박 감독을 향한 존중과 친근한 마음을 드러냈다.

신영철(55) 우리카드 감독은 박 감독와 함께 연륜과 경험으로 리그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지도자다. 부임 첫 시즌(2018~2019년)에 우리카드의 '봄 배구' 진출을 이끌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로 보였지만 선수단의 저력을 끌어냈다는 평가. 박기원 감독과의 '노장' 대결도 배구팬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서울=안희수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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