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평양가는길, 순탄치 않아도 벤투는 '뚝심'

일간스포츠 2019.10.11 06:13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가깝지만 먼 평양가는 길, 29년 만의 평양 원정길이 순탄치 않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3차전 북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앞서 10일 스리랑카전을 홈 경기로 마친 선수단은 13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 하루를 보낸 뒤 14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북한에서 경기가 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지만, 북한축구협회가 지난달 23일 평양에서 남북전을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개최 의지를 밝힌 것과 달리, 진행 상황은 영 순조롭지 못하다.

대한축구협회는 10월 A매치 첫 번째 경기를 치른 뒤에도 방북 일정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 직원을 보내 방북 준비 사항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13일 베이징을 거쳐 14일 평양으로 이동, 경기를 치르고 16일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 운영과 관련된 선수단 방북에 필요한 유엔 대북제재 면제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마무리됐고, 선수단 수송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등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베이징-평양간 항공편을 좌석 수가 더 많은 기체로 변경하는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북한 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중국 비자는 10일 기준으로 발급됐지만, 정작 북한 비자 발급 문제가 불투명해지면서 여러모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지속적으로 응답을 요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말이 끼어있다보니 초청장을 받은 뒤 비자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 여차하면 현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물론 경기를 개최하기로 한 상황인 만큼, 비자 문제로 인해 선수단이 방북하지 못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통일부 당국자도 "국제경기이므로 (초청장은) 당연히 올 것"이라며 "초청장의 형식, 내용은 국제관례에 맞춰서 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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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의 관계, 그리고 국제 정세 때문에 여러모로 준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팀을 이끄는 벤투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이번 평양 원정을 앞두고, 눈앞의 스리랑카전보다 북한전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 대해 경계심을 내비쳤던 바 있다. 외국인 감독으로는 처음,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평양 원정을 떠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그런 건 경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다"라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이처럼, 벤투 감독에겐 북한과 치를 평양 원정도 2차 예선의 한 경기에 불과하다. 행정적인 절차가 순조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문제들이 경기 자체를 치르는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그가 신경써야 할 부분은 아닌 셈이다. 인조 잔디나 일방적인 북한 관중의 응원 등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에 최대한 대비할 수 없다는 점은 물론 아쉽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평양 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가 추구하는 '우리 팀의 축구'로 승점 3점을 따내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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