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발자취 따라 섬 여행...외국 사신단과 세곡선들의 정박지 ‘선유도’

역사 발자취 따라 섬 여행...외국 사신단과 세곡선들의 정박지 ‘선유도’

투어코리아 2019-10-11 10:38:06 신고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에 속한 여의도 면적의 1/4크기의 아담한 섬 ‘선유도’.

서해안에서 가장 인기 높은 피서지이기도 한 선유도는 여름 성수기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인접한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와 다리로 연결되면서 사철 나그네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선유해수욕장과 망주봉

선유도를 중심으로 바다에 올망졸망 떠 있는 63개의 섬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데, 섬들이 워낙 많다 보니 바다가 섬을 둘러싼 것이 아니라 섬들이 바다를 껴안고 있는 듯하다. 섬과 섬 사이의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해 풍랑이 불어도 배들은 안전하다.

이러한 특성에 예로부터 선유도는 외국 사신단과 세곡선들의 정박지로 이용됐다.
요즘 같으면 배들이 논스톱으로 주야를 가릴 것 없이 가고 싶은 곳을 향하여 달려가지만, 예전에 풍선들은 중간 기착지에 머물러야 했다.

그래서 군산도는 개경이나 한양으로 올라가는 세곡선의 일시 정박지였으며 군사적으로는 중요한 전략기지였다. 또중국 사신을 접대하기 위한 시설도 갖추어 놓았다.

특히 해상 강국이었던 고려시대에 군산도는 한반도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뱃길의 요충지였다.

서해 중부의 바닷길에 위치한 선유도의 중요성은 1123년 송나라 휘종 때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서긍이 쓴 ‘고려도경’을 통해 알 수 있다. 고려 인종 때 서긍은 고려에서의 한 달간의 여정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는데, 이에 따르면 서긍은 1123년(인종 원년) 5월 28일, 송나라 명주(明州, 지금의 닝보)를 출발했고, 군산도에서 고려 조정으로부터 공식 영접을 받았다.]

▲ 선유도-오룡묘 설명

김부식이 사신단을 초대했던 ‘군산정’은 대청과 행랑, 대문, 부속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바닷가에 위치해 있고, 그 뒤쪽으로 두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받쳐주고 있었다. 높은 절벽을 이루어 수백 길이나 치솟았다는 묘사는 ‘군산도 망주봉’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군산도에는 행궁과 군산정, 관사, 항만시설, 조선소, 종교시설 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 시설을 관리하는 나졸과 뱃사공, 주민들이 많이 살았을 것이다. 지금도 선유도 전답과 도로 공사를 할 때 청자 조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청자는 물론 백자조각도 발견되는데 조선시대에도 이곳에 수군기지가 설치됐었다.

▲ 선유도-길을 걷다 순식간에 모은 기와 도자 파편

군산도(선유도)에는 조선말기인 순조·고종 때의 절제사 선정비(불망비) 5기가 남아 있다.

한편, 서긍이 출발한 중국의 남동부 저장성 닝보시 앞바다 저우산 군도는 파도가 없는 천혜의 항구로, 한국의 서해남부 해류와 연결돼 한반도와 저장성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고려시대부터 닝보는 한국과 교류가 활발했고, 한국 관련 많은 유적이 닝보에 남아 있다. 그 중 고려 사절과 무역상인들이 머물던 고려사관 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해상왕 장보고와 송나라에서 유학한 의천(1055∼1101년). 조선시대 최부(崔溥·1454∼1504년)가 제주도에서 육지로 오던 중에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닿은 곳도 닝보 시다.

한국의 고대소설에 나오는 ‘효녀 심청이’를 기리는 심청공원도 있다. 심청이는 장님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팔려가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 한국의 심청전에서는 심청이를 용왕이 살리지만, 중국에서는 닝보 주민들이 구출해서 돌려보내 백제(百濟)의 왕후가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 선유도-오룡묘를 둘러보는 사람들

<참고도서 이재언 ‘한국의 섬’>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tournews21@naver.com
<저작권자 © 투어코리아 & 투어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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