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반포 센트럴시티 일대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파미에스테이션을 주축으로 지난 7월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합세해 국내외 VIP 고객과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하지만 태풍의 눈은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거쳐 재탄생한 JW 메리어트 서울. 2018년 새해 첫날 럭셔리 호텔로 거듭나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영업을 중단하고 공사에 착수한 지 8개월 만에 겉부터 속까지 완벽히 탈바꿈한 JW 메리어트 서울이 돌아왔다. 도심 속에서 품격 있는 휴식과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하이엔드 호텔로 포지셔닝한 새로운 JW 메리어트 서울, 그 중심에는 총지배인 라두 체르니아가 있다. 1998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에 입사하며 메리어트와 인연을 맺은 그는 리츠칼튼 호텔에 합류해 일본, 인도네시아,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경험을 쌓은 후 2014년부터 2년 동안 리츠칼튼 서울 총지배인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6년 JW 메리어트 서울로 부임해 이번 레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두지휘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새로운 JW 메리어트 서울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는 무엇인지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었다.
먼저 JW 메리어트 서울 재개관을 축하한다. 그간 부분적 리뉴얼은 있었지만 전체 레노베이션은 처음이다. 레노베이션을 진행한 이유는 단순히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호텔을 감싸고 있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파미에스테이션 그리고 새로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이어주는 허브 호텔을 만들고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로비에 위치한 프런트 데스크와 델리를 8층과 2층으로 옮기고 1층 로비를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었다. 호텔 투숙객뿐 아니라 쇼핑과 레저를 위해 수시로 드나드는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로비가 마치 웅장한 갤러리 같다. 발을 들이자마자 천장에서 바닥까지 이어진 거대한 목걸이 작품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로비에서는 현재 2점의 설치 작품을 볼 수 있다. 장 미셸 오토니엘이 베네치아 무라노 장인과 협업해 완성한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와 나와 고헤이의 ‘픽셀-암사슴’이다. 이 작품들은 공간과의 밸런스를 고려해 선정했다. 인테리어가 바뀌면서 짙은 나무색이나 브론즈 톤을 많이 사용해 웅장한 느낌이 강한데, ‘행복과 꿈, 신비로움’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밝은 컬러의 작품들을 설치함으로써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절충했다.
1 갤러리처럼 꾸민 로비. 2 도심 속 자연을 표방한 더 마고 그릴.
이번 레노베이션에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대거 참여했다. 에이전시 4BI, KPF, 카사포, 올슨 쿤딕 등 내로라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함께했다. 로비 디자인을 맡은 에이전시 4BI의 브뤼노 무아나르는 전 세계 까르띠에 플래그십 스토어들과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로댕 박물관 등의 디자인을 총괄한 인테리어 거장이며, 플레이버즈와 타마유라를 디자인한 카사포는 분더샵의 코지마와 호무랑 등을 디자인해 국내에 알려진 인물이다. 자연을 활용한 독특한 건축물 설계로 유명한 올슨 쿤딕은 더 마고 그릴과 모보 바를 포함한 펜트하우스 객실 디자인을 담당했다. 모두 훌륭한 디자이너라 각자의 스타일이 묻어나지만 전체적으로 그들의 개성이 튀지 않고 유연하게 이어지는 것이 중요했다. 디자이너들끼리 자주 모여 서로의 작업을 이해하고 공유하며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많은 국내 호텔이 미식의 경험을 중시한다. 당신도 다수의 리츠칼튼 호텔과 불가리 호텔 & 리조트 등에서 F&B 디렉터를 역임한 만큼 F&B 서비스 개선에 많은 공을 들였을 것 같다. 고객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유니크하고 창의적인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었다.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과 일식당, 그릴 레스토랑은 그대로 유지하되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그릴 레스토랑 옆쪽으로 기존에 없던 칵테일 바 모보 바를 추가했다. 중식당 만호는 사라졌지만 8층에 위치한 라운지에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컨설턴트 앨런 야우(Alan Yau)가 디자인한 중국식 딤섬과 스몰 바이츠 메뉴, 아시안 스타일 애프터눈 티 세트를 제공해 새로움을 선사하기로 했다. 1층에는 이탤리언 셰프가 총괄하는 모던 시크 캐주얼 카페도 오픈 예정이다.
그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은 어디인가? 오트 퀴진을 테마로 한 더 마고 그릴과 타마유라를 추천한다. 7층에 위치한 더 마고 그릴은 야외 테라스 정원에 둘러싸인 그릴 레스토랑으로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릴과 아웃도어만큼 환상의 조합이 또 있을까? 그릴웍스의 전문 그릴러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나무로 숯을 제작해 조리한다. 고객이 사용할 나이프를 직접 고르는 경험도 흥미로울 것이다. 일식당 타마유라는 모든 공간을 프라이빗하게 디자인해 오트 퀴진의 정수를 더욱 잘 경험할 수 있다. 스시와 라이브 철판 요리, 티 바를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유니크한 경험이 가능하다.
객실은 전반적으로 카펫을 모두 거둬내고 마룻바닥을 바꿨더라. 다크 계열의 우드 바닥을 깔아 먼지를 최소화했다. 전 객실에 박승상 작가의 한옥 사진을 월 아트로 걸어 한국의 미를 살리며 친숙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냈다. 또 시몬스 최상위 라인인 뷰티레스트 블랙 라벨 매트리스를 모든 객실에 설치해 진정한 숙면을 체험했다는 고객들의 평을 받고 있다.
요즘 호텔은 감성을 터치하는 서비스도 놓치지 않는다. 시그너처 향을 만드는 호텔이 늘고 있는 이유다. JW 메리어트 서울만의 오감 만족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가 개편을 통해 강조하는 메시지는 ‘차원이 다른 럭셔리’다. 이는 남들이 놓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도 만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각적·미각적 차원은 다른 호텔에서도 경험할 수 있으니 청각, 촉각, 후각의 경험치를 높여야 했다. 기존에 로비에서만 산뜻한 향기가 났다면 이제는 객실과 식음업장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서 메리어트 브랜드의 시그너처 향인 ‘서틀 소피스티케이션’이 은은하게 퍼진다. 명품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사용하는 특급 호텔과 달리 세계적인 화장품 ODM 회사 코스맥스(COSMAX)와 신세계 시코르(CHICOR)와 제휴해 최고 품질의 어메니티를 만들었다.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자연의 향을 가득 담았고, 부드러운 텍스처에 기분이 좋아진다.
향기와 어메니티도 그렇지만 음악이 정말 특별하다. 지금 여기 더 마고 그릴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마치 유럽의 비밀 정원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형식적인 BGM이 아니라 음악으로도 특별한 순간과 감동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국내 최고의 뮤직 큐레이션업체 에이디엔노뜨(AD&Note), 뮤직 디렉터 윤한과 협업해 공간마다 이색적인 뮤직 리스트를 만들었다. 더 마고 그릴도 흔한 하우스나 모던 라운지 음악을 배제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차별화했다. 중간중간 정통 클래식이나 오페라, 샹송 등을 삽입해 반전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화장실조차 파격적인 음악을 틀어 나만의 시간을 즐기게 했다. 무엇보다 전문적 선곡을 최고의 사운드로 즐길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스테레오 시설도 업그레이드했다.
새롭게 단장한 JW 메리어트 서울에서 고객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길 바라는가? 비즈니스 목적으로 호텔에 묵더라도 자연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작은 갤러리를 방문한 것처럼 미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즉 고객이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서울에서 호텔을 선택할 때 주저하지 않고 우리 호텔을 찾길 바란다. 상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야 고객의 기억에 오래 남는 감동을 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 모든 준비를 마쳤다. 고객은 ‘차원이 다른 럭셔리’를 경험하기만 하면 된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박우진(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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