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치맥 파티'가 현실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치맥 파티'가 현실로?

이데일리 2019-10-20 00:09:50 신고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과 치맥을 함께하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그 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야식 시켜먹을 때 침 흘리는 반려동물을 외면할 필요가 없다. 바로 여기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반려동물용 배달음식’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 이미 반려동물용 간식은 시중에서도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사람이 이용하는 음식점에서 반려동물용 음식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꽤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피자 전문 프랜차이즈인 ‘미스터피자’는 지난 9월 반려동물을 위한 ‘펫피자’를 출시했다. 피자 업계에서 펫 전용 피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이는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싶어 하는 반려인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 틈새시장 공략으로 보여 진다.


(사진=미스터피자)


일반 피자와 펫 피자로 구성된 ‘미스터 펫자’의 페퍼로니 세트의 가격은 레귤러 사이즈 기준 2만4500원이다. 치블스 세트는 레귤러 기준 3만4500원에 만나볼 수 있다. 전단지에는 “소중한 나의 가족, 나의 반려동물. 맛있는 피자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문구도 적혀있다. 미스터피자는 오는 31일까지 핫앤뉴 피자 라지 주문 시 할로윈 에디션 펫피자를 증정한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치킨플러스’에서도 반려견 전용 치킨인 ‘댕댕이 치킨’을 출시했다. 주성분은 닭가슴살이며 실제 모양 역시 치킨 닭다리와 매우 흡사하다. 기름과 염분을 사용하는 일반 치킨과는 달리 닭가슴살을 쪄서 자연건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반려견의 몸무게에 따라 권장 급여량도 상이하다. ‘댕댕이 치킨’은 1년간 상온 보관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조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완제품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고객이 치킨을 주문할 때 사이드 메뉴로 함께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밖에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지난 5월 딜리버리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반려견 간식 '독퍼'(Dogpper) 무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독퍼는 버거킹 '와퍼'의 불맛을 느낄 수 있는 반려견용 간식이다. 한정된 기간 동안 진행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SNS) 인증샷이 5000건 넘게 게재될 정도로 반려인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버거킹의 독퍼 캠페인은 '집에서도 햄버거를 맘껏! 당신의 반려견을 위한 독퍼와 함께!' 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었다.


(사진=오비맥주)


반려견 전용 무알콜 ‘펫비어’도 화제다. 맥주 브랜드 호가든(Hoegaarden)이 맥주 브랜드 최초로 국내 펫 전용 무알콜 맥주를 한정 출시한다고 밝혔다. ‘펫비어’는 고구마, 옥수수, 보리 등에 오렌지향을 첨가해 만든 무알코올 맥주다. 총 8종의 비타민이 함유되어있어 식수 대신 음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려견을 위한 커피도 있다. 미국에선 ‘퍼푸치노’나 ‘퍼푸라떼’로 불리는 ‘멍푸치노’는 우유 속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가 베이스이다. 영국에서는 커피 대신 치커리, 당근, 민들레 등을 넣어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반려동물을 위한 배달 음식을 출시하는 현상은 펫팸족이 삶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은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펫팸족’이란 애완동물을 뜻하는 영어 pet과 가족을 뜻하는 family의 합성어로, 펫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고령사회가 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펫팸족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의 반려동물이 그저 ‘애완용’이였다면 이제는 ‘가족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 국내 반려인이 1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펫 관련 산업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반려동물 관련 경제를 뜻하는 펫코노미 시장도 급성장했다. 국내 펫 시장의 규모는 약 3조원으로 2027년에는 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반려묘 2마리를 키우고 있는 펫팸족 서수림(26,가명)씨는 “사랑하는 부탄이(반려묘)에게 쓰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좋은걸 먹이고 싶고 즐거운 추억을 함께 쌓고 싶은 엄마 마음과 똑같다. 그들은 내 가족과 마찬가지”라며 반려묘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펫팸족 김민규(30,가명)씨 역시 “초코(반려견)는 내게 늘 행복을 주는 존재이다. 이 친구가 없었으면 나는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초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엔 반려인형까지 등장했다. 정소영 작가의 반려인형 에세이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작가는 30년 차 곰인형의 반려인으로 일반 반려동물의 반려인과 다름없다. 오히려 더 애착관계가 크다고 볼 수 있겠다. 좋은 경험일수록 곰인형과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작가는 회사에 곰인형과 출근하고 해외여행과 물놀이장에도 곰인형을 데리고 다닌다.

정 씨는 “귀여운 걸 바라보고, 만지고, 냄새 맡는 순간이 나한테는 ‘힐링’이 되는 것 같다. 휴대폰과 인스타그램에도 연남이(반려인형) 사진으로 가득하다. 나중에 그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행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아직 반려인형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시각은 썩 좋지 않다. 사람들은 “다 큰 어른이 무슨 인형이냐”며 타박하기 일쑤. 그럼에도 인형을 가족처럼 사랑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용어인 ‘인형족’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인형을 사고 돌보는 것으로 정서적 만족을 얻는다. 단순한 장난감이라기보다는 추억과 감정을 함께한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은 개념이다. 인형을 언박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인 ‘토이구마’는 구독자 수가 247만 명에 달할 정도. 인형에 열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체감하게 해주는 지표이다.

인형을 사랑하는 이들은 이야기한다. “인형은 입이 무겁고 다그치지 않는다. 친구보다 편하고 때로는 가족보다 편하다. 어른이 된다고 해서 한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과 이별해야할까?”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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