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든 장한나 "망원경으로 넓은 음악세계 보고팠죠"

'지휘봉' 든 장한나 "망원경으로 넓은 음악세계 보고팠죠"

이데일리 2019-11-12 00:30:01 신고

지휘자 장한나가 1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크레디아)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제 첼리스트보다 ‘지휘자’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장한나. 그녀가 5년 만에 다시 국내 무대에 선다. 자신이 상임 지휘자 및 예술감독으로 있는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TSO)를 이끌고서다. 1994년 10월 제5회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쿠르에서 최연소(만 11세)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소녀’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그녀는 올해 데뷔 25주년이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과 노르웨이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장한나는 1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모로 뜻깊은 해에 고국에서 무대를 갖게 돼 무척 기쁘고 설렌다”라고 밝혔다.

첼리스트로 독보적인 이력을 쌓아가던 그녀는 2007년 성남아트센터 공연 이후 지휘자 겸업을 선언했다. 더 큰 음악세계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장한나는 “첼로는 독주 레파토리가 적어 같은 곡을 반복해서 연주하다 보니 시야가 너무 좁아지는 것 같았다”라면서 “(나는) 망원경으로 넓은 음악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은데, 자꾸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교에 진학할 무렵 말러, 브루크너, 베토벤의 교향곡 악보를 사서 뚫어져라 보면서 지휘를 공부했다”라며 “지휘자로 데뷔를 한 후로는 ‘내가 가야 할 길은 이 길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장한나는 첼로 연주와 지휘 겸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언젠가는 다시 첼로를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한나는 “세계 정상급 연주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매일 6~ 7시간 연습해야 하는데, 지휘자로서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한다”라면서 “양다리를 걸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하나(지휘)에 올인 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첼로는 나의 첫사랑이자, 지휘자의 삶을 가능하게 해준 은인”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연주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장한나가 이끄는 트론헤임 심포니는 1909년 창단된 110년 역사의 노르웨이 대표 오케스트라다. 장한나와는 2016~2017시즌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다시 2022~2023시즌까지 계약을 갱신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로아르 라이난(Roar Leinan) 트론헤임 심포니 대표는 “장한나는 악기들이 어떻게 연주돼야 하는 지 잘 알고 있는 뛰어난 지휘자”라면서 “끊임없이 레퍼토리를 개발하면서 오케스트라에는 영감을, 도시에는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라고 추켜세웠다.

장한나와 트론헤임 심포니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에드바르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을 들려준다.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나선다. 장한나와 임동혁은 비슷한 시기에 EMI클래식(현 워너클래식)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했지만,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1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4만~20만원.

장한나가 지휘하는 모습(사진=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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