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의 브라질전 경기력? 이강인 활약? '축구 전설' 김병지의 전망은

[인터뷰] 한국의 브라질전 경기력? 이강인 활약? '축구 전설' 김병지의 전망은

한국스포츠경제 2019-11-18 17:19:00 신고

한국 축구 전설 김병지가 다가오는 브라질전을 전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 축구 전설 김병지가 다가오는 브라질전을 전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제외하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궈낸 커다란 업적 중 하나는 1999년 3월 28일 브라질과 친선전 승리다. FIFA 랭킹 1위였던 브라질 대표팀에는 히바우두(47)를 비롯해 카푸(49), 플라비우 콘세이상(45), 제 호베르투(45), 주니뉴 페르남부카누(44)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포진했다.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대표팀은 후반 추가시간 김도훈(49)이 최성용(44)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면서 기적 같은 1-0 승리를 거뒀다. 브라질을 상대로 역대 5차례(1승 4패) 맞붙어 따낸 유일한 승리다.

당시 대표팀 수문장은 ‘꽁지머리’ 김병지(49)였다. 파울루 벤투(50)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9위)이 19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브라질(3위)과 맞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본지는 김병지 현 (사)한국축구국가대표 이사장을 만나 그 전망을 물었다.

◆처음 갖는 원정 경기, 빌드업 완성도 중요

김병지 이사장은 “원정에서 맞붙는다는 게 여태까지와 다른 점이다”라고 운을 뗐다. 한국은 지금까지 브라질을 모두 안방인 국내(서울월드컵경기장 2회ㆍ잠실올림픽주경기장 2회ㆍ수원 공설운동장 1회)로 불러들인 바 있다. 김 이사장은 “1999년 김도훈 선수가 골을 넣어 이겼을 때도 한국은 홈 어드벤티지를 갖고 있었다. 이번엔 중동 원정에서 대결하는 것이라 가장 먼저 선수들의 컨디션 상태가 과거에 비해 불리할 것 같다”며 “유럽파 선수들은 덜 하겠지만, 국내파 선수들은 현지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간판 스타 네이마르(27ㆍ파리 생제르맹)가 부상으로 빠진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그래도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다. 제3국에서 열리는 경기이고 상대가 워낙 강팀이다. 진검승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브라질 대표팀에는 득점, 도움 능력 등이 모두 출중한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28ㆍ리버풀)를 비롯해 가브리에우 제주스(22ㆍ맨체스터 시티), 윌리앙 시우바(31ㆍ첼시), 필리페 쿠티뉴(27ㆍ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하다. 선수의 시장 가치를 매기는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브라질 선수단의 몸값 총액은 무려 8억8400만 유로(약 1조1400억 원)에 이른다. 한국 선수단 몸값 총액 1억3500만 유로(약 1700억 원)의 약 7배에 달하는 액수다.

일각에선 벤투호가 예측 가능한 형태의 빌드업을 전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사실 빌드업은 세계 축구의 흐름이다. FC 바르셀로나 같은 클럽 팀부터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등 대표팀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트렌드다. 페널티박스 내에서 공격수가 시발점을 만들 수 있게끔 축구 룰도 개정되지 않았나”라며 “빌드업은 볼 소유를 많이 하면서 원하는 공격 패턴을 만들어 간다는 건데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벤투호의 경우 좋은 빌드업 경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빌드업의 완성도를 높이면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을 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대표 골키퍼들을 향해선 “요즘 축구에서 빌드업은 필수다. 골키퍼들은 잘 막기도 해야 하지만, 잘 차기도 해야 한다. 그게 골키퍼들의 기본 능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며 “현재 대표팀 수문장들이 잘하고 있지만, 한 번 실수는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지의 현역 시절 모습. /울산 현대 제공
김병지의 현역 시절 모습. /울산 현대 제공

◆U-20 이강인 등 보며 한국 축구 가능성 확인

김 이사장이 벤투호에서 눈여겨보는 선수 중 한 명은 과거 KBS 축구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인연을 맺은 이강인(18ㆍ발렌시아)이다. “(이)강인이는 어릴 때 모습이 지금과 똑같다.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고 냉철하다. 어릴 때도 또래보다 기술력이 우월했다. 현재 19~20세 연령대이지만, 23~24세 선수들과도 겨룰만한 기량이다”라며 브라질전 활약을 기대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20세 이하(U-20) 대표팀 및 17세 이하(U-17) 대표팀의 월드컵 활약도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U-17 대표팀을 보며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봤다. 8강이라는 결과는 살짝 아쉽지만 순수한 열정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 축구의 방향성이 잘 설정돼 가고 있다. U-17 선수들도 이제 8강에 만족하지 않는 듯하다. 눈높이가 높아진 셈이다. 그런 자부심과 열정에 맞춰 향후 선수들의 실력과 멘탈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확신했다.

그는 “U-20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내면서 유소년 축구 지도자, 선수 등도 목표가 상향 조정된 느낌이다. 해외파 선수들도 많고 국내에서 스스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유소년 축구의 방향과 관련해서도 부모님, 선수, 주변 분들이 밑거름을 잘 그려나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짚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약 3년이 된 김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여전히 불철주야 뛰고 있다.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면 뭐든 기여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묵직한 진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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