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기들과 누비는 KBL 코트 더 즐거워”

세계일보 2019.11.28 06:00

프로농구 KCC 송교창이 지난 26일 경기 용인시 KCC 연습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고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은 송교창은 경험이 쌓이면서 2019∼2020시즌 초반 국내 선수 득점 선두를 내달리는 등 팀의 미래로 성장하고 있다. 용인=남정탁 기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프로농구도 예외가 아닌 진리다. 그래서 구단이 신인을 뽑을 때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주 KCC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전체 3순위로 수원 삼일상고 졸업예정자인 송교창(23·199㎝)을 지명한 것이다. 고교 졸업생 지명은 역대 최초였다.

송교창이 그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프로 5시즌째인 2019∼2020시즌 경기당 15.9득점으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 1위에 오르며 팀의 주축이 됐다. 이렇게 알차게 성장한 그를 지난 26일 경기도 용인시 KCC 연습체육관에서 만났다.

2015년 국제농구연맹(FIBA)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 세르비아전에서 40점을 넣으며 주목받았던 고교 넘버1 포워드였던 송교창은 “당시 세계적으로 잘한다는 선수들과 상대해 보니 수준 높은 무대에서 부딪치면 더 빨리 늘겠다고 판단했다”며 일찍 프로행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 시즌 그는 주로 2군리그인 D리그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묵묵히 노력한 그는 2년 차에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는 등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송교창은 “자신감이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다. 갓 입단했을 때 보이던 소심함은 사라지고 전보다 여유도 많이 생기고 슛도 과감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프로 생활을 돌아봤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송교창에게 남다르다. 이번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자신의 고교 동기들이 대학을 마치고 프로무대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먼저 프로의 쓴맛을 봤던 선배의 입장에서 친구들을 보는 감회는 어떨까. 송교창은 “중학생 시절부터 봐 온 친구들이라 같이 프로에 있단 것만으로도 새롭다. 전체 1순위로 뽑힌 박정현(23·LG)과 재밌게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교 동기동창 곽동기와는 아예 한솥밥을 먹게 됐다. 송교창은 “최근 편도염을 앓아서 누워만 있었는데 곽동기가 워낙 잘 챙겨줘 내가 도움을 주는 게 아니고 먼저 받았다”며 “훈련할 때도 더 즐겁다”고 친구의 합류가 반갑기만 하다.

그래도 이제 프로가 된 친구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것도 많다. 특히 지난해 서명진(울산 현대모비스), 올해 김형빈(서울 SK) 등 자신처럼 대학 대신 프로를 선택해 지명받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송교창은 이들에게 “앞으로 프로에서 뛸 시간이 기니까 당장 안 되더라도 조급해하지 말라”며 “차근차근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송교창의 욕심은 우승으로 향한다. 하지만 최근 KCC는 라건아와 이대성이라는 스타를 현대모비스에서 영입하고도 1승3패의 부진에 빠졌다. 송교창은 “현대모비스와 우리가 서로 해 온 농구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까 조금씩 어긋났다. 대화와 훈련을 통해 맞춰갔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KCC의 장기는 다섯 명이 다같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다. 팀원 간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수적”이라면서 “이대성과는 고교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아직 천천히 맞춰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팀이 더 강해지는 과정”이라며 남은 시즌 자신감을 내비쳤다.

팀 우승만큼 54경기, 전 경기 출장이라는 개인적 목표도 뚜렷하다. 2016∼2017시즌 52경기가 자신의 최다 출장기록인 송교창은 “잘한다 싶으면 부상으로 쉬는 때가 많았다. 이번에는 다치지 말고 꼭 전 경기 다 뛰고 싶다. 그러면 기록은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웃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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