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서울 만들 것”

더리더 2019.12.03 12:02

서울형 예술지원사업, 예술인 중심으로 단계적 전환




-재단 대표이사 취임 후 1년간의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
▶작년 9월 20일 취임 후 바로 업무에 매진했다. 유난히도 부산하고 어수선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직원들과 함께 지낸 1년은 대표 취임 후 나로부터 촉발된 부분과 그동안 오랜 시간 누적되어왔던 재단의 문제점들이 맞물렸다. 재단을 둘러싼 현장예술인들의 애로사항과 문제제기들 그리고 우리 직원들에게 누적됐던 피로감 등 여러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드러났고 그런 것들을 직면하는 시간들이었다고 본다. 그 과정 속에서 재단은 ‘비온 뒤에 더 굳어 진다’는 말처럼 더욱 성숙하고, 단단해 질수 있도록 신뢰를 만들어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보통 취임 후 1년을 ‘허니문’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허니문’ 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아봐야 하는 ‘황혼기’부터 겪은 느낌이다(웃음).

-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올해 봄 예술지원사업 결과발표 지연사태 이후 예술인들과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일에 주력했다. 공유와 협동의 토대를 다시 쌓아가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다방면의 채널로 현장의 구체적 사례들을 들었다. 내용을 보면 ‘예술지원체계’의 문제점들과 개선, 자치구 문화재단들이 처한 어려움, ‘청년예술인 제도’에 대한 부분들이 많았다. 세세하게 들을수록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들을 선별·검토해 내년부터 지원 사업에 바로 적용해 단기 개선할 것들부터 준비 막바지 단계다. 그리고 내년 1년 동안의 진행을 통해 그 다음해인 2021년에 반영해야 할 것들도 내년 내내 준비할 생각이다. 제도 개선은 일회적일 수 없고 현장에서 수용하고 반응하는 과정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부분들을 계속 확인하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사람의 ‘마음가짐’은 그것대로 통해야 개선된다. 이 부분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재단 직원들과 함께 힘쓸 생각이다. 그래야 더 두텁고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인 현장과 소통 과정은 어떤식으로 진행하게 되었으며 현 상황은?
▶예술지원사업 일정 지연 후에 재단 홈페이지와 간담회를 통해 사과했다. 이후에는 ‘찾아가는 간담회’ 형식의 장르별 현장 간담회를 4차례 개최해 현장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별도 유선 및 면담 라인을 개설해 민원 청취 등 임원 2명이 상담센터를 운영했다. 올 8월에는 다양한 소통을 위해 사전 신청한 예술인 100명이 함께 해커톤 방식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소통하는 자리도 가졌다. 이후 100여개의 개선 요청 사항을 정리하고 단기 반영할 부분과 중기 이상 재검토해야 할 부분을 구별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고, 마지막으로 현장 공청회를 개최했다. 올해 11월 중에는 내년도 예술지원사업 공모 일정이 개시되고 상세한 내용은 자료집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향후 개선을 위한 프로세스의 진행상황은?
▶현재 ‘청년예술지원’에 대해선 재단의 청년 정책 담당자들과 청년 당사자들이 연구용역을 위해 10여 차례 라운드테이블을 통한 소통의 기회를 가졌으며 청년예술인 포럼 등을 통해 11월이면 연구용역이 완료된다. ‘예술지원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은 마무리 되어 자료집 발간 예정이다. 이 연구용역들을 통해 해당 연구의 대상이 되는 현장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2021년을 염두에 두고 예술현장, 지역현장, 청년현장에 걸쳐 당사자 중심의 거버넌스(협치)가 준비된 만큼씩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복합시설 공간이 영등포제분공장 부지에 건립된다는데?
▶내년 12월경 영등포제분공장 부지 안에 미디어 기반의 문화복합 전시 공간이 오픈될 예정이다. 그 시기에 맞춰 문래예술공장을 미리 리모델링해서 기술 및 미디어 기반의 예술창작과 관련된 인프라와 거버넌스 및 프로그램을 준비하려고 한다. 문래예술촌을 둘러싸고 보면 영등포제분공장의 문화재생 재개관, 영등포문화재단의 문래예술촌 지원센터 개소, 영등포 일대 예술인, 청년들의 네트워크 형성과 거버넌스 요구 등 많은 변화 요인들이 내년에 한층 본격화될 것이고, 이 구도를 보면서 영등포제분공장 내 미디어 기반 문화복합 전시공간에 대한 서울시의 요청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문래예술공장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어떤 곳인가?
▶‘전통공예’와 ‘생활 공예’ 사이에는 인더스트리와 밀접한 전문예술가들의 활동 영역이 있다. 파인아트 분류에서는 이 부분은 빠진다. 하지만 그사이 인더스트리 공예가 산업과 연계된 지점도 많고, 이 부분에 해당되는 현대공예의 신진과 중견들의 역량 강화와 성장 등 발돋움 하는 곳이 신당동에 위치한 신당창작아케이드이다. 10기에 걸쳐 입주 작가가 배출됐다. 현재 적지 않은 작가 POOL이 구성되어 있다. 향후 지하에 위치한 ‘신당창작아케이드’를 지상으로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공예, 금속, 디자인 등 작가들과 이후 10년의 미래와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담론장과 공론장을 만들려고 한다.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쌓아온 10년간의 인적, 물적 성과와 잠재력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간, 새로운 담론, 새로운 거버넌스를 준비하고 있다.

-금천예술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지역적으로 독산동과 가까운 ‘금천예술공장’은 10년 전에 자리 잡았다. 금천구 일대에 문화지형의 변화가 예정돼 있다. 시립미술관 금천분관이 건립된다. 독산동 우시장과 독산동 일대는 특별히,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됐다. 금천은 시각예술 기반의 레지던시 부분들이 전통적으로 잘 해왔고 역대 레지던시를 경험했던 작가들과 비평가 그리고 우리 재단이 함께 미래를 준비할 담론 및 공론의 장을 운영할 것이다. 아시아 네트워크, 금천이라는 로컬을 상정하고 금천의 레지던시가 당장 내년부터 어떻게 발전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지 올해 말부터 논의를 시작하려고 한다.


- 문화분권과 지방이양에 대한 준비상황은?
▶문화 분권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기조처럼 많은 말이 양산되고 있고 관련 예산의 지방정부 이양을 통해 강제되고 있다. 당위적으로는 중앙정부의 기획과 예산 권한을 광역정부로 이양하면, 이는 광역정부가 기초정부와 어떻게 기획과 예산 권한을 조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가 된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20개 자치구문화재단이 설립되어 있고 아마 조만간 모든 구에 설립될 계획이다. 결국 중앙정부의 문화분권 추진은 기초정부의 역할 강화로 이어지고, 이는 곧 기초정부 차원에서 민간의 예술인과 청년들과 어떤 수준의 거버넌스를 구성할 것이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물론 자치구마다 특성과 상황, 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 잣대는 위험할 수 있다.하지만 25개 자치구문화재단이 임박한 상황에서 서울시 전체를 대표하고 포괄하는 서울문화재단은 25개 자치구 전체와 협력체계를 가동하면서 동시에 기초에서 할 수 없는 서울 광역의 고유 영역과 역할, 기능을 더욱 선별해서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시다운 위상을 강화시켜나가야 하리라 본다.

-예술지원체계 혁신에 대해 얘기해주신다면
▶현장 예술인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이슈는 ‘e나라도움’이다. 이미 중앙정부의 문화예산 중 상당 부분이 지방정부 일반회계로 전환된다. 그에 따라 우리 재단에서는 ‘엔카스’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서울형 지원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에 응모하는 예술인들의 정보와 자료가 서울시 그리고 서울문화재단에 체계적으로 누적되어야 하고 과학적으로 분석될 수 있게 빅 데이터 기반의 서울형 지원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이야말로 중앙정부의 문화분권에 상응하는 중요한 과제다. 이 외에 지원사업 개선은 크게 예술인의 직접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예술창작 지원>과 예술인의 창작활동에 필요한 예술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 <예술기반 지원>으로 나뉜다. 먼저 <예술창작 지원>은 ‘창작준비지원’과 ‘창작활동지원’으로 구성되며, 연령별로 지원대상자를 구분하지 않고 문화예술 활동 경력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예술기반 지원>은 △신진 비평가 발굴과 비평 활성화 지원 △발표작품에 대한 아카이빙 공유 △기획안 발전을 위한 컨설팅 △예술인 간 네트워크 구축 △연구와 담론 형성 지원으로 이뤄진다.

-재단 창립 15주년을 맞아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서울문화재단은 2004년 서울특별시가 출연해 설립됐다. 서울의 문화예술 창작 및 보급, 예술교육, 시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며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러한 역할과 사업들이 우리 재단 설립의 목적대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동시에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들에 한층 더 민감하게 귀 기울이고 반응해야 한다. 우리 재단이 하는 사업들과 공간 운영이 앞으로는 더욱더 생태계, 예술인, 다음 세대를 만들어갈 청년들, 자치구와 생활권의 서울 안 로컬과 어떻게 상호 작용할 것인지가 관건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상호작용과 관계에 초점을 두고 변화를 추진해나가야 하리라 본다. 이 가운데에서 반드시 우리 재단이 직접 해야 할 사업과 역할을 잘 추려내고 여기에 집중하면서 대부분의 일은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의와 일상적 협력 관계에 의해서 좌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우리 재단의 직원들이 주체가 되어야 하고, 재단 직원들이 재단 내부로부터 존중받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난 1년간 저와 함께 애쓰고 고민하고 인내한 우리 재단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김종휘 대표이사 약력
現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위원
서울시 문화시민도시 정책위원회 위원
서울시교육청 문화예술교육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관광전문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새문화정책준비단 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前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
문화예술 분야 제1호 사회적기업 노리단 초대 단장
서울시직업체험센터 haja센터 부센터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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