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소영이를 레고통에 가두고, 때리고, 학대한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었다

로톡뉴스 2019.12.03 19:22

소영이(가명)는 태어나자마자 시설에 맡겨졌다. 한 살이 되기 전의 일이다. 엄마에게 학대 당하고 소영이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동양육시설 뿐이었다. 그래도 소영이는 엄마가 보고 싶었다. 다시 엄마와 같이 살게 된 건 소영이가 네 살이 됐을 때였다. 집에 가니 '새아빠'와 생전 처음 보는 남동생이 있었다. 소영이는 남동생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맞았다.

소영이 집에는 어른이 많았다. 엄마(26), 새아빠(26), 이모(25)와 외삼촌(24). 보호자가 네 명이었지만 그들 중에 소영이를 보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영이에게 손찌검을 처음 시작한 건 새아빠였다. 지난해 4월부터 철제 옷걸이로 소영의 손바닥과 발바닥, 그리고 엉덩이를 때렸다. 그 이후로도 걸핏하면 새아빠는 철제 옷걸이를 들었다. 그때 소영이 나이 다섯 살이었다.

이모는 소영이에게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아니면 장시간 무릎을 꿇게 했다. 말을 듣지 않고 동생을 괴롭힌다는 이유였다. 외삼촌이라고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나무 막대기를 휘둘렀다. 엄마는 주로 손을 썼다. 이마를 쳐서 넘어뜨리거나 몸 이곳저곳을 아프게 했다.

학대의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지난 3월 외삼촌은 청소용 롤러클리너를 소영이에게 내리쳤다. 쇠 부분에 머리를 맞은 소영이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머리에 난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이번엔 이모가 휴대 의자를 휘둘러 소영이 머리를 갈겼다. 이후로도 이 집안 어른들은 소영이 머리를 세게 밀어 넘어뜨리거나 높이 50cm 짜리 비좁은 장난감 레고통에 가둬 두었다. 소영이는 거기서 나오려고 발버둥 쳤지만 이모는 나오지 못하게 했다.

지어낸 이야기였으면 좋았을 이 이야기는 모두 판결문에 나온 사실이다. 소영이를 괴롭힌 어른 네 명은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엄마와 외삼촌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이모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새아빠는 벌금 300만원이 끝이었다. 재판을 맡은 창원지방법원 형사4단독(조미화 판사)는 지난달 29일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판결문에 적힌 학대 이유 중에는 "소영이가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때렸다"는 대목이 여러 차례 나온다. 자세한 상황은 적혀 있지 않았지만 전후 맥락을 고려해 볼 때 소영이가 어른들이 피우는 담배를 훔쳐 입에 갖다 대고 불을 붙인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섯 살짜리 아이가 담배에 여러 번 손을 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격적이다. 그러나 이 집안 어른들은 소영이를 학대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무자비한 폭행이 이뤄진 뒤에도 소영이는 다시 담배에 손을 댔다. 어른들은 그걸 핑계로 다시 소영이를 학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학대에 대해 여러 이유를 들어 변명하고 있으나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만 6세에 불과한 아동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교도소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행유예 및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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