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충실하게 살고 있는가, 소설 <충실한 마음>

우리는 과연 충실하게 살고 있는가, 소설 <충실한 마음>

엘르 2019-12-03 21:00:00 신고

모 서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조각들이 한데 모여 돌을 이룬 그림이 박힌 양장본의 책 표지, 제목은 <충실한 마음> .
띠지에는 ‘델핀 드 비강’이라는 하나의 장르, 2018년 프랑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등 내세울 만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표지와 포스터에 살짝 끌렸지만 결국 제목에 홀렸다. 마치 내가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고 눈앞에 들이미는 듯한 제목.
순식간에 예매를 누르게 되는 영화처럼 고민 없이 구입했다.

제목은, 작품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압축기로 여러 번 눌러 가장 작은 단위로 만드는 것이지 않나.
온종일 단어에 예민하게 굴고, 가끔 그것의 의미를 달고 때론 캐내는 것을 즐겨 하는 내게 제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내게 ‘충실한 마음’이라니…


‘충실함'
그것에 소홀해 올여름,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큰 것을 잃었고, 가장 크고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있다. ‘마음’은 그로 인해 오래 방치돼 꾸준히 돌봐야 할 가장 시급한 대상이다.

결국 내겐 이미지보다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이 소설은 작가가 그녀의 작업에 근간이 되어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나는 충실한 사람일까?’
‘내가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한 말이 충실하다 할 수 있을까?’
‘내가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한 행동이 충실하다 할 수 있을까?’


충실함은 우리를 만들고, 우리를 구성하며, 우리가 지키려 노력하는 가치가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충실함은 우리를 가두고, 우리를 가로막기도 합니다.
- 책에서 발췌한 작가의 말


절박하면서 결정적인 상황에서 충실함을 고민해야 하는 여러 인물이 서로 얽혀 있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소설.
작가는 쓰고, 독자는 결국 저마다의 방식과 해석으로 소화한다.
술술 읽히지만, 빵을 뜯어 먹는 것처럼 목이 자주 멘다.
읽는 도중 잠깐 멈춰서 나의 경우와 나란히 두고, 나를 돌아보게 한다.

앞만 보고 살아라 강요받는 사회에서 뒤를 보게 하는 이야기는 귀하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가가 또 생겼다.

About 델핀 드 비강
1066년생,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2015년 작품 ‘실화는 바탕으로’로 르노도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확고한 지지를 얻게 됨.
총 열권의 소설로 프랑스에서만 3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



글 김모아(@lesonducouple) 사진 김모아/허남훈(www.lesonducouple.com) 에디터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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