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경제부시장 송병기, 그의 한마디에 청와대와 경찰이 움직였다

울산시 경제부시장 송병기, 그의 한마디에 청와대와 경찰이 움직였다

로톡뉴스 2019-12-06 15:03:22 신고

'송병기'라는 이름이 며칠째 모든 언론사 톱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무슨 이유로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는 걸까. 그는 최근 불거진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의 '키(Key)'를 쥐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은 지난 울산시장 선거 직전에 이뤄진 경찰 수사가 청와대 하명(下命)에 의한 것이란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 수사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 송철호 변호사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결국 낙선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꽁꽁' 숨기던 제보자, 송철호 울산시장의 최측근이었다

김기현 전 시장의 경찰 수사는 청와대 첩보로부터 시작됐다. 청와대는 '어딘가'에서 입수한 첩보라고만 말하고 제보자를 밝히지 않아 왔다. 그런데 그 '어딘가'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선거에서 이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선거 경쟁상대였던 김기현 전 시장을 제거하기 위해 청와대에 첩보를 보냈고, 그 첩보가 '청와대 하명'으로 울산에 다시 내려와 김기현 전 시장을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생겼다.

각본 송병기, 연출 청와대, 시행 울산경찰청⋯'짜여진 선거판' 이었나?

이런 이유로 검찰은 이번 사건을 ❶당시 송철호 변호사 측(송병기 부시장)이 제보한 첩보가 ❷청와대에 들어갔다가 ❸경찰청을 거쳐 울산지방경찰청으로 하달되고 ❹경쟁상대였던 김기현 전 시장을 수사로 압박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

송병기 부시장의 제보로 시작된 울산 경찰의 수사가 '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런 의혹은 더 짙어진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은 선거 직전 요란하게 유력한 시장 후보를 수사했고 결과적으로 낙선하게 만들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혐의가 없었던 상황"이라며 "어떤 목적으로 이런 수사를 벌인 건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직권남용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송병기 부시장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6일 송병기 울산 부시장 울산 자택을 압수수색한 후 압수물을 들고나오고 있다. 송 부시장은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 행정관에게 처음 제공한 인물이다. /연합뉴스

관련해 검찰은 6일 오전 송병기 부시장의 자택과 집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의심하는 '짜여진 선거판' 핵심 등장인물 3명

이 선거판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3명 있다. 송철호 현 울산시장, 송병기 현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이다.

등장인물 ① :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 송철호 현 울산시장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 송철호 현 울산시장. /연합뉴스

송철호 현 울산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각별한 우정을 쌓은 '30년 지기' 친구다. 198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울산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경남을 대표하는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울산시장이 되기 전까지 선거에서 8번 낙선했는데, 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바보 노무현보다 더 바보인 송철호"라며 "내 가장 큰 소원은 그의 당선"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사석에서 송철호 시장을 "형"으로 편히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등장인물 ② : 울산의 '송-송' 커플? 송철호 시장의 최측근 송병기 경제부시장

송철호 시장의 최측근 송병기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울산시청에서 '송-송' 커플로 유명한 송철호 시장과 송병기 경제부시장. 두 사람은 지난 울산시장 선거부터 '러닝메이트'였다. 송철호 시장의 경제 공약을 송병기 부시장이 도맡았고, 당선 후에는 송병기 부시장이 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격인 '총괄 간사'를 맡았다. 송철호 시장 취임 후에는 경제부시장에 올랐다.

또한 송병기 부시장은 김기현 시장과 악연이 깊다. 김기현이 울산시장으로 재직 당시 송병기 부시장은 울산시 교통건설국장(3급)이었는데, 임기를 연장해주지 않아 퇴직했다. 이 '서운함'이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송철호 현 시장 측에 붙은 동기가 된 것 아니냐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등장인물 ③ :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간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첩보를 기반으로 수사한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청와대의 첩보를 바탕으로 김기현 전 시장의 수사를 시작한 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다. 황 청장은 지난해 3월 16일 김기현 전 시장이 한국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당일 김 시장의 측근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선거를 앞두고는 수사를 자제하는 것이 보통인데 경찰 움직임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파격적인 승진 혜택'을 받은 황운하가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벌여 야당 후보를 떨어뜨린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장이 되기 전 황운하는 경찰대학 교수부장으로 있으면서 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송병기, "선거 염두에 둔 제보 아니었다" 해명했지만⋯

송병기 부시장은 지난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김기현 시장 측근 비리를 제보했다는 일부 주장은 제 양심을 걸고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건설업자 김모씨가 수차례 울산시청과 울산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이었고 수사 상황이 언론을 통해 울산시민 대부분에게 알려진 상태였다"며 "제가 얘기한 내용 또한 일반화된 내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밝힌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역시 같은 날 '최초 제보자가 송병기 경제부시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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