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불사한 박항서 감독...베트남 언론 "새끼 보호하는 어미닭"

퇴장 불사한 박항서 감독...베트남 언론 "새끼 보호하는 어미닭"

이데일리 2019-12-11 09:12:05 신고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SPOTV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박항서 감독은 퇴장을 당하는 순간에도 선수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관중석에 올라가서도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르고 열정적으로 손짓을 하면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주변에 있던 인도네시아 팬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대표팀은 1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열린 SEA 게임 축구 결승전에서 2골을 책임진 도안반하우(헤렌벤)의 활약에 힘입어 인도네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SEA 게임 축구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1959년 첫 대회 때 월남(South Vietnam)이 우승한 적이 있지만 지금 베트남 국민들은 월남을 자신들의 역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11월 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을 한 박 감독은 베트남을 SEA 게임 금메달로 이끌면서 다시 한번 지도력을 증명했다..

열정적으로 팀을 지휘하던 박항서 감독은 2-0으로 리드한 후반 32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베트남 미드필더 트롱호앙이 몸싸움 도중 쓰러졌는데도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에 격렬히 항의하자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항서 감독은 관중석으로 이동했다. 박항서 감독 주변에 있던 인도네시아 팬들은 손가락 욕을 날리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 대회 관계자와 보안요원들이 박항서 감독 주위에 배치됐다.

베트남 언론 ‘Zing’에 따르면 박 감독은 “미안하다. 내 자신을 통제했어야 했는데 내가 레드카드를 받는 것보다 우승이 우선이었다. 불만을 표출한 것이 과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관중석에서도 선수들에게 집중하라는 제스처를 멈추지 않았다. 베트남 언론 ‘ZING’은 “박항서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마치 새끼 병아리를 보호하는 닭처럼 선수들을 보호하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이 우승을 확정짓자 박항서 감독은 그제서야 그라운드로 다시 내려왔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따뜻하게 안아줬고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베트남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을 헹가래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심지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그라운드를 돌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베트남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내가 레드카드를 받는 것보다 우승이 우선이었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이 과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은 우리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준 베트남 국민들에게 바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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