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삼각김밥 비켜!" 계란·닭가슴살 파는 피트니스형 편의점

[TF현장] "삼각김밥 비켜!" 계란·닭가슴살 파는 피트니스형 편의점

더팩트 2020-01-09 12:02:00 신고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피트니스형 GS25' 점포를 냈다. /일산=이민주 기자

단백질 쉐이크·에너지드링크 300개 상품 구비…자율 결제 시스템으로 '무인화'

[더팩트|일산=이민주 기자] 편의점 업계가 맞춤형 특수점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피트니스 센터(이하 센터)와 손을 잡고 업계 최초 '피트니스형 GS25' 매장을 열었다.

9일 <더팩트> 취재진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문을 연 '피트니스형 GS25'를 찾았다. 피트니스 센터 '고투(GOTO) 주엽점' 내 33㎡ 규모로 들어선 피트니스형 매장은 자율 결제 시스템이 도입, 무인 형태로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매장이 1층에 자리잡고 있는 것과 달리 피트니스형 GS25는 상가건물 3층 피트니스 센터 내부에 들어섰다. 피트니스 센터 안은 새해부터 몸 가꾸기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각종 운동기구가 사이로 할인행사를 알리는 편의점 입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입간판에는 일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아이스크림 2+1 행사' 같은 문구 대신 운동 전과 후에 섭취하면 좋은 상품들의 사진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돼 있다.

GS리테일은 이 매장에 자율 결제 시스템을 도입, 무인 형태로 운영한다.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물건을 들고 셀프계산대로 가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일산=이민주 기자

피트니스형 매장의 또 다른 특징은 계산대에 점원이 없다는 점이다. 대신 매장 입구 오른쪽으로 '셀프계산대'가 서 있다. 운동을 하던 고객이 커피, 우유 등 원하는 물건을 골라 셀프계산대에서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계산대에 점원이 없는 대신 재고 관리는 센터 직원과 GS리테일 측에서 나눠 맡는다. 이날에는 고투 측 직원이 상품을 정렬하고 내부를 정리하고 있었다.

사용법은 대형 마트에 배치된 셀프계산대와 비슷하다. 화면을 터치하고 선택한 상품 바코드를 센서에 가져다 대고, 신용 카드를 꽂아 결제하는 방식이다.

상품 구색도 일반 편의점과 다르다. GS25 점포당 평균 2000개 내외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300여 개에 불과하다. 대신 '피트니스형' 이라는 특수성에 걸맞도록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닭가슴살 신상품 20종 등 운동마니아들 겨냥한 건강식품들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편의점 벽면 냉장 코너에는 삼각김밥과 도시락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닭가슴살, 계란, 샐러드가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으로는 유가공품과 에너지드링크 등 음료 상품이 진열돼 있다. 계산대쪽 매대에 놓인 악력기와 마시지 볼 등 운동용품과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단백질 쉐이크 등도 피트니스형 편의점 만의 특징이다.

일반 편의점과 달리 닭가슴살, 가공 계란, 샐러드 등 운동하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군을 늘렸다. 매출 분석 결과, 기타 육가공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일산=이민주 기자

'잘 팔리는' 품목 역시 일반 편의점과 달랐다. 해당 매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샐러드와 계란이다. 실제로 이날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샐러드는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고투 주엽점 직원은 "저녁 시간에 특히 손님이 많다. 퇴근하고 운동하러 온 남성 고객들의 이용이 두드러진다"며 "운동을 하다가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운동을 마친 후 닭가슴살, 샐러드, 계란을 사드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커피 구매 비중도 높았다. 해당 직원은 "센터에서도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데 GS25가 생기고 나서는 편의점 내 커피머신을 이용하는 고객이 특히 늘었다"며 "고객 반응이 좋다. 바로바로 필요할 때 음식을 구매할 수 있어 좋다는 평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의 '파격 변신'과 관련해 고객들 역시 "참신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한 남성 고객은 "아이디어가 기발한 것 같다"라며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바로 살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면서 커피나 음료 한잔을 사려고 하면, 땀냄새 등이 신경쓰여 일상복으로 다시 옷을 갈아입어야 했는데 이런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GS25가 집계한 매출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GS리테일이 지난 11월부터 12월까지 판매된 매출 상품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닭가슴살 등 '기타 육가공품'이었다. 샐러드, 우유, 에너지드링크, 가공 계란이 뒤를 이었다.

GS리테일은 향후 인력 운영이 효율화된 형태의 맞춤형 특수 점포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뉴서울CC 골프장 내 그늘집 편의점을 내기도 했다. /일산=이민주 기자

GS리테일 관계자는 "일반 점포의 경우 에너지드링크 매출 순위가 50위, 우유가 23위이며 나머지 상품군은 전부 50위권 밖"이라며 "피트니스형 점포인 만큼 이용객들의 구매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측은 이 매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맞춤형 특수점포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고투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앤앤컴퍼니는 전국에 4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뉴서울CC 골프장 내 그늘집 편의점에 이어 피트니스형 GS25를 선보였다"며 "점포 인력 운영이 효율화된 형태의 맞춤형 특수 점포를 점차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신규 점포의 후보 입지 고려 시, 주변 이용객들의 규모, 취급 가능 상품 수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했다"며 "앞으로는 점포 입지와 관련된 한계를 최적화된 운영 효율화 시스템과 특별한 상품 구색 등으로 극복할 예정이다. 다양한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형태의 점포를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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