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사인훔치기 파문] 휴스턴 사인훔치기 전말…주동자는 코라, 모두가 공범이었다

스포츠경향 2020.01.15 15:55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결과 2017년 휴스턴 대부분의 선수들이 사인 훔치기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석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사건의 ‘주동자’에 가까웠다. 선수들과 함께 상대 사인을 분석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코라 코치는 2018년 보스턴 감독으로 부임했고,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2018년 보스턴도 사인훔치기 의혹에 빠져있고, 메이저리그는 이 사건도 조사 중이다. 휴스턴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해고된 데 이어 15일 코라 감독 역시 사실상 해고에 가까운 자진 사퇴를 택했다.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지난 14일 직접 발표한 사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휴스턴의 사인훔치기는 2017년 정규시즌 시작때부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비디오 판독 신청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모니터가 사인훔치기의 주된 도구였다. 담당 직원과 선수들이 이 화면을 통해 상대 포수 사인을 풀었다. 이를 더그아웃에 전달하면, 선수들이 숙지한 뒤 2루에 나갔을 때 타자에게 포수 사인을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나중에는 코라 코치가 더그아웃 전화기로 분석실에 전화를 걸어 상대 사인 암호를 직접 확인하거나, 스마트 와치 또는 아예 휴대전화를 더그아웃에 감춰두고 문자메시지로 사인 분석 결과를 받았다. 코라 코치가 빠른 사인훔치기를 위해 분석실 직원에게 더그아웃 바로 뒤에 상대 포수 장면을 볼 수 있는 모니터를 달도록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인 분석 눈썰미가 좋은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메츠 감독) 등 몇몇 선수가 효과적인 분석을 위해 회의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인 전달 방식은 주자 없을 때도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 됐다. 상대 투수의 주요 변화구 사인 때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휘파람, 고함, 박수 등이 동원됐지만 쓰레기통을 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소리가 나지 않으면 속구였다. 2루주자가 사인을 훔쳐 알려주는 방식도 함께 사용됐다. 2017년 9월 중순, 보스턴의 ‘애플 와치 게이트’에 대한 사무국의 경고가 나온 이후에도 휴스턴은 포스트시즌까지 계속해서 사인훔치기를 지속했다.

휴스턴은 2018시즌 중 사인훔치기를 중단했다. 보고서는 “선수들이 더 이상 사인훔치기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다른 팀에서 눈치를 챈 상황으로 풀이된다. 휴스턴 선수들은 2017시즌 중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대니 파쿼가 사인훔치기를 눈치 챘을 때 “모두들 당황했다”고 진술했다. 2017 포스트시즌에는 사인훔치기를 들킬 것에 대비해 얼른 감출 수 있는 휴대용 모니터를 준비했다.

사무국 조사에 출석한 휴스턴 선수들은 사인훔치기에 대해 “잘못됐고, 선을 넘은 것”이라고 인정했다. 선수들은 “만약 감독님이 (사인 훔치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면, 즉시 그만뒀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힌치 감독은 선수들의 사인훔치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사인훔치기에 반대하는 뜻에서 더그아웃 근처 모니터를 두 차례나 부쉈지만, 구체적인 ‘금지 명령’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힌치 감독은 조사에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를 막지 못했다”고 후회를 나타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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